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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삼화페인트 회장님이 감춰둔 ‘승계 카드’ 이노F&C

  • 2022.11.24(목) 07:10

[중견기업 진단] 삼화페인트④
맏딸 김현정 상무 지분 31% 1대주주
2020년 9월 삼화페인트와 ‘딜’도 한몫 
적잖은 내부거래…서서히 ‘돈줄’ 변신

2018년 12월, 중견 종합도료업체 삼화페인트의 오너 3세가 계열사 경영에 첫 발을 들였다. 앞서 부친이 2015년 12월 동업자 윤씨 집안과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고 2년여 뒤 회장으로 취임했던 바로 그 해다. 

2대 경영자 김장연(65) 회장이 자타공인 1인 체제를 갖춘 것을 계기로 3세 대물림의 시계 또한 돌아가기 시작했다. 1남1녀(정석·현정) 중 먼저 수면 위로 얼굴을 비춘 이는 맏딸 김현정(37) 상무다.  

회장 취임과 동시에 대물림 시계 ‘짹깍’

김 상무는 고려대와 한양대 로스쿨 출신이다. 2012년 12월 공인회계사(CPA)에 이어 2018년 4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화려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곧이어 같은 해 말 이노에프앤씨(F&C) 관리본부장으로 입사,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모태기업이자 주력사인 삼화페인트공업㈜로 자리를 옮긴 때는 34살 때인 2019년 8월이다. 현재 전략지원실을 담당하고 있다. 2020년 3월 이후로는 계열 IT서비스 업체 에스엠투네트웍스의 감사로도 활동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반면 김 상무의 남동생 김정석씨는 삼화페인트나 계열사에 적을 두고 있지 않다. 학업을 마친 뒤 타사에 근무 중이라는 게 삼화페인트 측의 전언이다. 비록 후계구도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현 단계로만 보면 김 회장의 대물림이 맏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짧은 시기 삼화페인트 이사회에 합류, 경영일선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 회장이 작년 3월 대표에서 물러나서다. 부친 고(故) 김복규 창업주 작고 이듬해인 1994년 4월 이후 27년만이다. 현재 삼화페인트는 전문경영인 류기붕 부사장, 배맹달 전무 각자대표 체제다. 따라서 3대 경영 시계가 빨리 돌아갈 개연성이 없지 않다.  

김현정·정석 남매와 삼화페인트 묘한 ‘딜’ 

다만 김 상무의 경영 행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분 승계는 무척 더딘 편이다. 즉, 지주회사격인 삼화페인트공업㈜에 대한 김 상무의 지분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2019년 7월 장내에서 5000만원 남짓에 산 0.04%가 전부다. 김 회장이 현 지분 27.03% 최대주주로서 변함없이 절대권력을 쥐고 있다는 뜻이다. 장남은 아예 단 한 주도 없다. 

그렇다고 김 회장이 2세 지배기반 조성에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외려 기민한 준비성을 보여준다. 대물림 지렛대로 쓸 카드를 소리 소문 없이 하나 마련했다. 김 상무가 경영에 입문한 이노에프앤씨에 비밀이 감춰져 있다. 삼회페인트 계열(총 18개사, 국내 8개·해외 10개)로 묶이지 않는 일종의 관계사다. 

이노에프앤씨는 2011년 3월 자본금 5000만원(발행주식 5000주·액면가 1만원)으로 설립된 업체다. 총자산은 109억원(2021년 말)이다. 중국과 일본에 2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주주가 5명으로 이 중 1대주주가 바로 김 상무다. 

묘한 점은 다음이다. 삼화페인트는 이노에프앤씨 설립 이듬해인 2002년 4월 지분 15%를 매입했다. 이 가운데 6%를 재작년 9월 매각했다. 인수자가 김 회장의 2세 남매 김현정 상무와 김정석씨다. 똑같이 3%씩을 넘겨받았다. 특히 이를 계기로 최대주주인 김 상무는 보유지분을 28%에서 31%로 한층 강화했다.  

액면가 34배…껑충 뛴 이노F&C의 몸값

뿐만 아니다. 이노에프앤씨의 사업구조와 재무실적을 찬찬히 뜯어보면 흥미로움은 배가된다. 먼저 이노에프앤씨는 페인트 도매업체다. 즉, 주력사 삼화페인트 등으로부터 페인트 등을 들여와 판매하는 게 주된 일이다. 

수치로도 증명된다. 삼화페인트의 작년과 올해 각각 1~9월 이노에프앤씨에 대한 매출(별도기준)이 각각 114억원, 105억원이다. 연결기준으로는 149억원, 121억원이다. 내부거래가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아울러 2020년을 기점으로 이노에프앤씨의 벌이가 180도 딴판으로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김 회장 2세들과 삼화페인트 간에 지분 거래가 있던 해다. 2017~2019년 100억원 안팎이던 매출이 2020년 220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328억원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적자 흐름을 깨고 2년간 각각 12억~14억원 흑자를 냈다. 

주식가치가 뛸 것은 뻔하다. 2년여 전 삼화페인트의 지분 양도 당시 매각가가 단적인 예다. 액면가의 34배수인 주당 34만원이다. 매입가(주당 3만3300원)와 비교해도 10배가 넘는다. 주주들에게 첫 배당금도 나눠줬다. 작년 결산 현금배당금 1억500만원(주당 2만1000원)이다. 서서히 김 상무 등 삼화페인트 3세들의 ‘돈줄’로 변신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앞으로 이노에프앤씨를 본격적으로 키울 요량인 듯 보인다. 지본금을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불린 게 올해 4월의 일이다. 이래저래 향후 김 회장의 대물림을 위한 재원 확보와 승계 지렛대로 이노에프앤씨를 요긴하게 쓸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삼화페인트 ⑤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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