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부촌으로 불리는 경기 분당의 타운하우스형 고급빌라 ‘판교 운중 아펠바움'. 매출 1조원대 전자부품 중견기업 오너가 거주하고 있다. 1㎞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고급빌라 ’산운 월든힐스‘에는 아들과 딸 내외가 동을 마주보고 이웃해서 살고 있다. 오너 부자와 사위는 회사도 같이 다닌다.
파트론 창업자인 김종구(76) 회장 일가 얘기다. 54세의 나이에 늦깎이 창업을 해 팔순을 바라보고 있는 김 회장은 어느덧 2대 승계를 목전에 두고 있다. 게다가 마치 창업 당시부터 의도한 것 마냥 경영 승계 작업은 10년 주기로 꿰맞춘 듯 돌아가고 있다.

태생도 삼성…경영진 삼성 출신 일색
예나 지금이나 파트론을 관통하는 경영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경영진이 ‘삼성’ 일색이라는 점이다. 사주인 김 회장을 위시해 삼성전기·삼성전자 출신들이 창업한 데다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의 73%에 이를 정도로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와 무관치 않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이 2003년 1월 파트론을 세운 이래 삼성 출신 창업멤버들은 김 회장을 도와 파트론을 이끌었다. 그 중에는 김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아 경영 최일선에서 활동했던 이도 더러 있다.
사업 기반을 마련해야 했던 초창기, 삼성전기 부장 출신의 이수철 당시 상무가 있다. 부인 박명애(75)씨가 감사(2003년 1월~2004년 2월)로 적을 뒀던 것도 이 시기다. 다만 오너-전문경영인 대표 체제는 오래 가지 않았다. 2005년 3월부터는 김 회장이 단독대표로서 경영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스마트폰 사업과 궤를 같이하며 2013년 사상 처음으로 자산(연결기준) 5000억원,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기업볼륨이 팽창한 뒤로는 양상이 달라졌다. 업무 분담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2017년 5월부터는 김 회장이 경영총괄, 김종태 당시 부사장이 사업총괄 각자대표를 맡아 이원 체제로 운영했다. 김 부사장 역시 삼성전기 차장을 지냈다.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 출신으로 김 회장(기계공학과)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늦깎이 창업 20년 만에 후계자 전진 배치
2023년 3월 김 회장은 파트너를 교체했다. 2세를 이사회 합류와 동시에 각자대표에 앉혔다. 슬하의 1남1녀 중 장남 김원근(46) 현 파트론 사장이다. 김종태 대표는 부회장 고문으로 퇴진했다.
이는 김 창업주가 54세 때 파트론 설립과 동시에 착수해 10년 단위로 실행에 옮겨 온 2대 후계 수업이 20년만인 74세 때 완성 단계에 다다랐고, 파트론은 2세 경영 체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사장은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학업을 마친 뒤 입사한 곳이 삼성전자다. 김 회장이 파트론을 창업한 2003년 무렵이다. 사업적 연관성을 감안할 때. 김 회장의 경영 승계 작업은 이미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10년 뒤인 2013년에는 장남을 파트론에 불러 들였다. 김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LCD총괄 전략마케팅실과장 등을 지낸 뒤다. 이어 파트론 입사 이후 연구소장, 경영기획팀장. B2C팀장, 베트남법인 지원본부장을 거쳐 10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2023년 경영 최일선에 전진 배치된 것이다.
현재 파트론은 등기이사진이 4명이다. 사내 3명, 사외 1명이다. 김종구·김원근 오너 부자는 각각 경영총괄, 사업총괄(전자통신사업부장 겸임) 각자대표를 맡아 삼성 출신 이사진과 호흡을 맞춰 파트론을 운영하고 있다.
사위에 계열사 엘컴텍 대표 맡기기도
한데, 김 창업주의 대물림 작업에 관한 한, 빼놓고 갈 수 없는 이가 더 있다. 딸과 사위다. 즉, 2013년 장남을 파트론에 입문시킨 이후 각각 계열사 옵티맥과 엘컴텍으로 나눠 활동 무대를 마련해줬고, 사위는 지금까지도 중용하고 있어서다.
맏딸 김혜정(49)씨는 2015년 3월부터 옵티맥(옛 티엠에스) 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파트론이 2009년 4월 인수한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부품, LED 패키지(PKG) 생산업체다. 다만 4년만에 이사회에서 물러나고, 옵티맥 또한 2021년 12월 파트론에 흡수합병되며 김 전 이사는 현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사위는 다르다. 김영훈(51) 현 파트론 사장이다.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원래는 코오롱그룹 건설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에서 근무했다. 이후 중국 연태파트론전자유한공사와 더불어 파트론의 해외 생산법인 중 하나인 베트남 ‘파트론비나’ 재무본부장으로 장인 회사에 발을 들였다.
2014년 3월에는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렌즈, LED조명, EMS(전자제품 위탁제조) 업체 엘컴텍(옛 한성엘컴텍) 상무로 이동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2013년 9월 파트론이 엘컴텍을 인수한 직후다. 2019년 3월부터 3년 동안은 대표를 맡아 경영 전반을 총괄했다.
이어 파트론으로 적을 옮겨 줄곧 베트남법인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에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록 미등기임원이고, 김 회장의 후계구도와는 하등 상관없지만 생산 분야의 중책을 맡고 있는 셈이다.
결국 장남 승계가 명약관화한 탓에 가려져 있었을 따름이지 사위에게도 적잖이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맥락에서 보면, 향후 김 회장이 최일선에서 물러난 후 파트론의 경영구도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처남이 끌고, 매형이 뒤를 받치는 양상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거버넌스워치] 파트론 ③편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