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피스홀딩스가 미래 먹거리를 이끌 자회사 에피스넥스랩(EPIS NexLab)을 전날(11일) 설립하면서 이 회사가 추구하는 바이오 기술 플랫폼 사업에 관심이 모인다.
바이오 기술 플랫폼 사업이란 특정 약물이나 적응증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핵심 기술로 여러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어 높은 확장성과 수익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예로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 있다. 기존 정맥주사 약물을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기술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MSD),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엔허투(아스트라제네카)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적용돼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기술이전 규모만해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른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회사로 신설된 에피스넥스랩도 바이오 기술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하며,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플랫폼 기술의 경쟁력이 확보되면 신약후보물질의 연쇄적 기술이전과 사업화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릴 수 있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차세대 신약 모달리티 '펩타이드' 주목
에피스넥스랩은 바이오 기술 플랫폼의 우선 대상으로 펩타이드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펩타이드는 인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짧게 연결된 구조로, 단백질보다 분자량이 작아 세포 투과성이 뛰어나며, 제조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항암제, 당뇨병 치료제, 비만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바이오 신약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펩타이드는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는 특성이 있어 효과적인 약물전달 기술과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현재 널리 알려진 펩타이드 플랫폼은 신약후보물질 도출을 돕거나 기존 치료제의 지속시간을 늘리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LAPSCOVERY)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펩타이드 및 단백질 기반 약물의 반감기를 연장해 장기 지속형 치료제 개발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랩스커버리 기반 신약후보물질들은 2010년대 중반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되면서 한미약품의 전성기를 열었다. 한미약품이 내년 국내 시판 예정인 주 1회 투여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도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됐다.
일본의 펩티드림(PeptiDream)도 글로벌 제약사와 다양한 협력으로 주목받는 펩타이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PDPS(Peptide Discovery Platform System) 기술은 특정 질병 관련 단백질에 꼭 맞는 '매크로사이클(초소형) 펩타이드'를 초고속으로 탐색해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펩티드림은 노바티스, 제넨텍, 다케다 등 다수의 빅파마와 기술이전,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I 기술로 플랫폼 고도화
에피스넥스랩이 추구하는 구체적인 펩타이드 플랫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외 협력 및 투자를 통해 자체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발굴한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거나 공동개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만 공개된 상태다.
또한 약물 전달, 기능 향상 등 차별화된 기술 펩타이드 요소(기반)기술 플랫폼을 통해 비만, 당뇨, 항암 등 주요 질환의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에피스넥스랩은 특정 적응증이나 기술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플랫폼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다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설계 및 최적화 기술이 에피스넥스랩의 플랫폼 개발에 접목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자회사로 협력하게 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공지능 펩타이드 모델링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인력 채용을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홍성원 에피스넥스랩 대표는 "지주회사 산하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 속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과감한 도전과 기술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