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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이재영 LH 사장의 '땀나는' 첫겨울

  • 2013.11.19(화) 10:48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30년 가까이 국토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6월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수장을 맡아 땀나는 겨울을 맞고 있는 이재영 사장 소식을 전합니다.


<앵커1>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워치 기자들이 전하는 CEO 소식 윤도진 기자 연결합니다. 윤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1>
다음 달이면 취임 6개월을 맞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이재영 사장 얘깁니다. 건설부 시절부터 국토해양부까지 30년 넘게 공직자로 일해왔던 이 사장이 어느 때보다도 바쁜 겨울을 맞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속사정에 대해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2>
윤 기자, 우선 이재영 사장이 어떤 사람입니까?  공무원이었다는 것 말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소개를 좀 해주시죠.
 

<기자2>
일단 국토부 내 선후배나 출입기자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공무원이었습니다. 소탈한 성격으로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며 신망을 쌓았습니다. 차관을 지낸 한 선배 관료는 정책감각이 빼어나다고 귀띔하기도 했고요.


1957년 경남 합천 출생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30여년간 주택·국토·도시 관련 업무만 맡아왔습니다. 부동산 실거래가, 주택가격 공시제도 등이 그의 작품입니다.


전임인 현대건설 출신 이지송 사장이 '나를 따르라'는 식의 카리스마 CEO라면 이 사장은 자율과 시스템을 중시하는 코치형 CEO라고도 합니다.


<앵커3>
자,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LH 사장이 만만치는 않은 자리입니다. LH는 우리나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책임지는 거대 공기업이고, 특히나 부채 규모가 141조나 돼서 항상 문제가 되는 곳 아닙니까?


<기자3>
그렇습니다. 매년 국정감사 뿐만 아니라 LH 하면 얘기가 나오는 것이 141조원이나 되는 부채입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하면서 부채규모가 커졌는데요.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 직후인 지난 4일 이재영 사장이 사실상 부채 동결을 선언하고 강력한 재무구조 개선 추진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이재영 LH 사장은 홍콩에 있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를 방문한 자리에서 "세종시 등 대형 국책사업과 임대주택 등 주거복지사업을 담당함으로써 LH의 부채가 급증한 것이 사실이지만 언제까지 외부환경만 탓할 수 없다. 내년부터 기금을 제외한 사채(社債) 증가는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행복주택 등 정부의 주거 복지정책에 있어 LH의 공적역할은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4>
전격적인 부채동결 선언. 금융부채 절대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서는 재무구조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겠네요.


<기자4>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LH의 사채 동결 선언에 작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금 차입금이 일반채권에 비해 후순위인 점을 감안할 때 상환액 규모 이하로 신규 사채발행을 억제한다면 물량 부담이 해소되는 등 LH 채권 발행에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는 게 채권시장 반응입니다.


관건은 사채 발행을 줄이면 사업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인데요. LH는 꾸준히 사업조정을 해왔고 사업 다각화 방안을 통해 연간 약 3조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판매목표관리제를 도입해 성과에 따라 책임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전사적으로 판매와 대금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합니다.


<앵커 5>
이 사장이 LH 부채를 얼마나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윤 기자가 얼마 전에 이 사장을 직접 만났다고 들었는데...뭐 얘기 들은 것 없습니까? 좀 전해주시죠.


<기자 5>
이 사장이 골칫거리가 아무리 많아도 표정은 항상 밝은 스타일인데요. 그날도 편한 얼굴이었지만 요즘 LH로부터 땅을 사놓고 이걸 바꿔달라고 떼를 쓰는 건설사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털어놨습니다.


건설사들이 아파트나 주상복합 같은 건물을 지으려고 LH가 조성한 땅을 샀는데 경기가 안 좋아지니 땅을 환불해달라거나, 또 다른 곳의 좋은 땅으로 바꿔달라는 식으로 하소연을 한다는 겁니다.


아예 땅값도 안내고 있는 데가 많은데요. 국회에 제출된 LH 자료를 보면 LH가 민간 건설사에 공급한 택지 61개 지구, 12조1414억원 어치 가운데 아직 받지 못한 땅값이 50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돈을 못받아서 LH는 금융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건설사들은 요즘에는 국회에 탄원서까지 내면서 LH를 압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6>
이 사장이 취임한 지 6개월도 안됐는데 취임 전에 벌어진 일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군요.(네) 그런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죠. 행복주택이 이 사장이 취임이후 가장 역점을 둬야할 사업일 텐데, 잘 되고 있습니까?


<기자 6>
이 행복주택이 땅값을 아끼기 위해 철길 위에 집을 지어 젊은 층에 임대로 제공한다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건데 간단치 않은 구상이라 LH도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데크(Deck), 즉 인공 대지를 만들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자니 건축비가 일반아파트의 4배나 드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입니다.


지난 5월 7개 시범지구 후보지 정하고 연내 착공하기로 계획을 잡았지만 아직 한 곳도 첫 삽을 못 뜨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LH는 부채 줄이기 와중에도 행복주택 20만호라는 정책목표를 수행해야 하는데 그러러면 또 막대한 자금을 끌여들여야 하는 게 문젭니다.


어제 열린 국토부 포럼에서는 국민주택기금에서 LH가 하는 임대주택 관련 리츠 등에 출자하는 방안 등에 대해 서승환 장관이 발언했는데요.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함께 LH가 빚을 줄이면서 행복주택을 짓는, 이 ‘두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앵커 마무리>
재정적으로 돈 들 일은 더 시키면서 빚은 줄이라니, LH로서는 정말 잡기 어려운 두 마리 토끼를 앞에 두고 있는 모양샙니다.


한 마리라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윤도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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