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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스티브 잡스는 왜 피카소에 빠졌나

  • 2014.03.18(화) 17:26

이현민 著 '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

스티브 잡스는 생전 “뛰어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피카소의 말을 인용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남의 것을 훔치려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한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새로운 것이란 단지 기존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고 재정립해 ‘훔치듯’ 탄생한다는 뜻이다. 의도야 어찌됐든 간에 논란에도 불구하고 잡스는 수차례 피카소를 언급했다. 피카소에 매료되어 있었나보다.

전혀 연결될 것 같지 않은 세기의 두 천재, 잡스와 피카소의 접점을 모색한 ‘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이현민 저)가 출간됐다. 르네상스로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창의력과 상상력을 중심으로 미술의 힘을 말한 책이다. 새로운 창의력이 어떻게 움터서 시대를 이끌어 가는지 굵직한 미술사를 훑었다. 역사를 종으로 횡으로 가로 지르며 미술 속 창조력의 근원이 무엇인지 통찰해 볼 수 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미술사에 영화를 접목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잡스와 피카소는 분명 공통점이 있다. ‘혁신적’이라는 것이다. 잡스의 ‘매킨토시’와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기존에 당연시되던 고정관념을 뒤엎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다. 피카소는 평소 “받아들일 수 없는 이미지들을 창조해야 한다. 사람들이 거품을 물도록!”이라고 외치고 다녔다. 그는 새로운 기법을 끊임없이 열망했다.

두 천재의 혁신은 ‘모방’과 ‘조합’을 통해 가능했다. 세상을 놀라게 한 잡스와 피카소의 ‘혁신’은 기존의 것들에 대한 모방과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조합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잡스는 “디자인에 기술을 구겨 넣어라!”라고 외쳤다. 기술에 디자인을 구겨 넣던 기존의 IT산업을 분해해 다시 조립한 것이다. 피카소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내놓기까지 16권이나 되는 제작 노트를 모방으로 채웠다.

이 시대는 창의적 인재를 원한다. 세계인들이 잡스에 열광하는 이유도 ‘단 한 사람의 창의적 인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리기 때문’인 탓이 크다. 잡스는 자신의 창의력의 원천을 미술에서 찾았다고 한다. 미술은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도, 교양서적에서나 볼 수 있는 고리타분한 상식도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끊임없이 샘솟는 ‘창의의 원천’이다.

저자 이현민씨는 경희대 예술교육공학 박사를 거쳐 프랑스 스트라스보그대학에서 조형미술과 시각미술을 공부했다. 현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객원 교수이자 (사)아이섹어소시에이션코리아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이  이현민/펴낸곳  새빛/244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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