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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톡톡]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새’ 사랑

  • 2014.06.08(일) 09:09

어릴적 다친 새 치료 후...자연보호 평생 실천

"중학생 구본무는 어느 날 뒷산을 오르다 풀숲에 널브러져 있는 작은 새를 발견했다. 작은 새는 인기척에도 날아가지 않고 가쁜 숨만 헐떡이고 있었다. 손바닥에 올려놓고 자세히 살펴보니 날갯죽지를 크게 다친 것이 아닌가. 그냥 뒀다가는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품에 안고 돌아왔다." 

 

50여 년 전 다친 새를 품에 꼭 안았던 소년은 자연 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경영인이 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마포 밤섬의 ‘철새 지킴이’로 유명하다. 그의 집무실은 밤섬이 훤히 내려 보이는 여의도 트윈빌딩 30층에 있다. 그는 밤섬에 사람이 출입한다 싶으면 즉시 신고한다. 밤섬은 지난 1999년 8월 서울시에서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밤섬에 서식하는 여름 철새 왜가리

 

구 회장이 지킴이로 활동하는 밤섬은 서울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다. 현재 49종의 새들이 밤섬을 터전으로 살고 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수많은 철새들이 밤섬으로 날아든다. 지난 2012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 받아 람사르습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람사르습지는 지난 1975년에 발효된 ‘람사르협약’에 따라 국제적 가치를 인정받는 습지다.

 

그의 집무실에는 철새 관찰을 위한 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구 회장은 업무를 보다 틈이 날 때면 망원경으로 밤섬의 야생 조류를 관찰한다. 어릴 적부터 이어져온 새 사랑에서 비롯된 취미다.

 

구 회장은 “무심(無心)의 상태에서 이들의 모습을 바라다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철새들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을 준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면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그의 새 사랑은 책 편찬과 앱 출시로 이어졌다. 지난 2000년 구 회장은 LG상록재단을 통해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를 편찬했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의 새’ 앱을 내놨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의 특징, 분포도, 설화 등을 담았다. 크기 체형 색깔 행동 특징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그와 일치하는 새를 찾을 수 있는 ‘외관 검색’ 기능도 있다.

 

구 회장이 운영하는 개인 홈페이지(www.koobonmoo.pe.kr)에는 자연주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가끔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철새가 떼지어 드나드는 밤섬을 바라보며 자연에 매료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여유도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공존과 상생의 관계–이것이 자연 사랑, 인간 사랑의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LG상록재단은 지난 1997년 자연 보호를 위해 설립됐다. 구 회장의 자연 사랑을 이어 받아 재단에서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재단에서는 ‘산성화 피해 산림 회복 지원’ ‘청소년 숲 교실’ ‘철새 먹이주기’ ‘밤섬 철새 조망대 운영’ ‘야생 동식물 연구’ ‘두루미 보호 활동’ 등 크고 작은 자연 보호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한강 밤섬에 노을이 지고 있다. 사진 가운데에 쌍둥이 빌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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