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의 벽을 허물면 글쓰기가 보인다

  • 2014.08.07(목) 08:45

강원국의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12)
직장 통념에 관한 불편한 문제 제기

글을 잘 쓰고 싶은가? 통념에서 벗어나라. 통념은 글이 안 된다. 누구나 아는 것이고,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통념은 두 가지 속성이 있다.

그 하나는 지난 세월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다. 미래의 것이 아니다. 낡고 진부하다. 진위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화석 같은 것이다. 통념을 옳은 것으로 간주하고 그것에 비춰 현재와 미래의 길을 찾는 것은 무모하다. 

통념은 또한 강자의 논리다. 일반적으로 널리 생각하는 게 통념이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통념은 다수가 선택한 게 아니다. 힘 있는 사람의 이데올로기다. 그들이 편히 입을 수 있게 만들어진 옷과 같은 것이다. 약자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기업 조직에서는 특히 그렇다. 회사 안에서 만들어진 통념은 수십, 수백 년 동안 경영자들이 쌓아온 '잔머리'의 집적체다.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어떻게 동기 부여를 하고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할 것인지 고심하고 시도해온 과정의 누적물인 것이다.

하지만 통념에 도전하고 통념을 넘어서는 글은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환영받는다.

먼저, 직원들이 반기는 이유는 이렇다.

그동안 학교에서 순응과 체념 훈련만 받아온 직원들은 일탈을 꿈꾼다. 틀에 박힌 정답은 식상하고 재미없다. 다른 얘기를 원한다. 또한 이면의 진실이 궁금하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삐딱하게 시비 걸고 싶다. 이를 통해 비트는 통쾌함, 통념의 포로에서 해방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자 한다.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일도 잘할 것이라는 통념, 오랜 시간 회사에 있는 직원이 애사심이 강할 것이라는 통념. 이런 것을 거스르는 것으로는 양이 안 찬다. 이건 이미 깨진 통념이다. 더 독하고 날카로운 것을 찾는다.

직원들이 통념에 반하는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직접 나서진 못하지만 정의의 편에 서고 싶어서다. 회사 안의 이런저런 부조리가 통념과 관행이라는 허울을 쓰고 활개 치는 게 못마땅하다. 누군가 대들어주길 바란다. 나서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박수 칠 준비가 되어 있다.

아이러니컬하지만, 경영진 역시 그들이 만든 통념을 넘어서고 싶다.

고정관념과 타성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이 고맙다. 직원들의 유쾌한 반란을 기대한다. 왜냐? 통념에 안주해서는 발전과 혁신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패를 예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 것으로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기존 차선으로만 가서는 앞차를 앞지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차선 하나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경영진은 잘 안다.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의 말처럼 '백조가 모두 희다는 통념만 믿고 가다가는 검은 백조의 출현과 함께 훅 갈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경영진은 더 큰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기존 체제에 약간의 금이 가는 것쯤은 감수할 용의가 있다.

기실, 경영진들은 파격을 즐기는 DNA를 가지고 있다. 애초에 그들은 별종이었다. 이후에 기득권의 문법에 익숙해졌을 뿐이다. 기업가 정신이란 게 뭔가? 통념의 거부 아닌가.

통념 뒤집기는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권위에 주눅 들면 안 된다. 통념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주관적 기준일 뿐이며, 편견일 수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 실제로 그들은 부족하고 언젠가는 사라질 유한한 존재다.

둘째, 트집부터 잡고 시작해야 한다. 그냥은 안 보인다. 현실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역발상과 다시보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보면, 통념은 지당하다. 불편하지도 않다. 의도적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그래야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 굳어져 있는 '상식'부터 깰 수 있다.

셋째, 다른 시각, 다른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 거부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자기 의견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맞짱 뜰 명분도 없다.

인생 뭐 있나. 모 아니면 도다. 통념에 반기를 들어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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