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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 왜 매주 회의를 할까?

  • 2014.08.26(화) 08:31

강원국의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17)
700번은 '반복'해야..어떤 효과 있길래

회장은 매주 계열사를 순회하며 회의를 주재한다.

매주 하다 보니 지난주에 한 말을 이번 주에 다시 하게 된다. 한 주라는 짧은 기간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말을 하는 본인도 지겹고 임원들도 짜증난다. 그럼에도 회장은 주간회의를 고집한다. 반복의 효과를 기대해서다. 

 

반복을 꺼리는 회장도 있다.

직원들이 한 얘기 또 하는 것을 싫어할 것이고, 자기 자신도 잔소리꾼이 되기 싫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같은 말의 반복이 콘텐츠의 빈곤으로 비쳐질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설마 회장이 말했는데, 잘 알아들었겠지 하는 믿음도 있다. 

 

착각이다.

직원들은 회장 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회장과 눈높이도 다르다. 한 마디로 코드가 안 맞는다. 그래서 회장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반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마음 놓고 반복해도 된다. 자기는 여러 번 말하지만, 듣는 사람은 처음이다. 

 

잭 웰치가 이런 말을 했다.

“10번을 얘기하지 않으면 한 번도 얘기하지 않은 것과 같다. 핵심가치를 직원들 마음속에 새기려면 700번은 반복해야 한다.”

그렇다. 반복해야 한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반복해야 한다. 리더라면 직원들이 싫어할지라도 반복해서 말할 줄 아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반복의 마력을 믿고 매번 처음 말하는 것처럼 뻔뻔하게 말하자. 반복, 반복, 또 반복하자. 

반복은 오늘 얘기하고, 내일 또 얘기하는 반복도 있지만, 같은 자리에서 단 5분을 얘기해도 세 번 정도는 반복해줘야 전달이 분명하게 된다. 

반복은 각인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반복은 믿게 만드는 효과도 크다.
사람들은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듣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게 진실일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맥스웰하우스가 1915년에 만든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맛있어요.’라는 광고 카피를 백 년 동안 고수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복은 자기 최면효과를 가져다 준다.

한번 말한 것은 단순한 희망이지만, 반복해서 말하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기가 한 말에 책임감을 느낀다. 결국 말이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고 추동하게 된다. 거짓말도 반복하다 보면 마침내 그것이 실제라고 믿어 버리는 ‘리플리 증후군’도 있지 않는가. 

 

반복해야 할 것은 말뿐이 아니다.

한때 모신 회장의 ‘도사론’이란 게 있다. 하루에 1Cm씩 높여가며 뛰어내리는 훈련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누구나 높은 절벽에서 뛰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과장은 있지만 일리가 있는 얘기다. 반복해서 훈련하다 보면 머리가 아닌 몸이 체득하게 된다. 좋은 습관이 만들어지고, 습관의 반복은 기적도 만들어낸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TV프로그램에 나오는 주인공도 대부분 반복의 달인이다. 

 

기업 전략에서도 반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최고의 전략은 무엇인가』란 책에서 크리스 주크와 제임스 앨런은 “끊임없이 새로운 혁신 전략을 구사하려고 하기보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을 반복해서 재현하라.”고 말한다. 이 책의 원제는 '반복성(Repeatability)'이다. 반복성이 기업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인기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도 같은 원리를 차용하고 있다. 각 코너마다 포맷은 매주 똑같다. 그 안에 사례가 바뀔 뿐이다. 성공한 기본 틀을 반복해서 계속 쓰는 것이다.

 

글쓰기도 반복에서 나온다.

반복해서 읽고 반복해서 쓰는 수밖에 없다. 서당개가 풍월을 읊게 되는 것도 반복의 힘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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