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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자네, 추워 들어와"..쪽방의 한파

  • 2014.12.02(화) 17:39

▲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10도 까지 내려간 2일 서울의 한 쪽방촌에 거주하는 주민이 연탄불을 지피며 매케한 연기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서울지역에 첫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2일 오전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았다. 한파를 맞은 쪽방촌은 마을 입구부터 냉기가 감돌았다. 차가운 무채색의 건물들이 체감온도를 더 떨어뜨리는 듯 했다.
 
이곳 쪽방촌 사람들의 한파 대책은 변변한 게 없다. 그저 연탄 보일러에 의존해 그저 방안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 거의 유일한 대책이다시피 하다. 그마저 넉넉치 못하다.
 
올 겨울 한파가 처음 몰아닥쳤는데 한 주민은 떨리는 손으로 연탄불을 갈며 "그래도 한달치는 되겠어"라고 나즈막히 입을 뗐다. 그런 속삭임에 한달치 밖에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아닌 "한달은 따뜻하게 보내겠어"의 안도감이 묻어났다.
 
취재를 하던 중 발이 얼어 잠시 서있자 한 주민이 나에게 "이 정도 추위는 시원한거야"하며 건물안으로 사라져갔다.

세면을 할 수 있는 수도시설들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는 곳이 많아 벌써부터 꽁꽁 얼어있었다. 한 건물의 세면장은 이불로 만들어진 칸막이만이 추위의 가림막 역할을 하고 있었다.

건물 깊숙히 들어가자 어두운 복도는 속 끓는 기침소리로 가득했다. 정적을 울리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 기침을 하던 한 주민이 문을 열고 말을 건냈다. "자네, 추워 들어와".
 
마을을 나오는 길에 곳곳에 그려진 새싹그림과 꽃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냉랭한 마을을 온기로 채우고픈 주민들의 노력일까?
 
▲ "추워도 밥은 해 먹어야지" 방과 따뜻한물을 받을 수 있는 곳은 한 건물에 위치하지 않아 한참을 나와야 했다.
▲ "밖이나 안이나 똑같이 추워...이렇게 살아서 뭐해..." 이 건물의 주민들은 한파가 몰아닥치기 전까지 사용하지 않은 연탄보일러가 한파와 함께 고장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 '더 차갑게 느껴지는 쪽방촌의 겨울' 많은 수도시설이 외부에 노출 되어있어 동파의 위험도 높은 실정이다.
▲ '이불로 막아보는 한파' 1층 복도에 마련된 세면장은 이불한장이 유일한 가림막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 '가장 따뜻한 곳'  마을 곳곳에 그려진 꽃화들이 "이곳 주민들의 바램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 "그래도 한달치는 되겠어"
▲ '따뜻한 신발 한켤레 보이지않는 쪽방'
▲ '한기만이 느껴지는 쪽방촌'
▲ '어두운 복도, 울리는 기침 소리'
▲ "자네, 추워 들어와"
▲ "이 정도 추위는 시원한거야"
▲ '새싹피는 봄이 어서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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