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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tory]한국서 스타벅스 테이크아웃하면 `호갱님`

  • 2015.01.13(화) 11:15

소비자시민모임이 세계 13개국의 국제 물가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6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13개국 주요 도시에서 42개 제품의 가격을 비교했습니다.

조사 결과 바나나, 오렌지 등 수입 과일 9개 품목 모두 한국이 13개 국가 중 비싼 5위 안에 들었습니다. 칠레산 와인(몬테스알파 까르네쇼비뇽)은 한국이 가장 비쌌고, 하이네켄 맥주는 2번째, 버드와이저 맥주는 3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중 가장 이목이 집중된 것은 커피 가격이었습니다. 13개 국가 중 한국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이하 톨(335ml) 사이즈 기준)은 4100원.

한국에 이어 프랑스(4023원), 중국(3679원), 일본(3633원), 네덜란드(3614원) 등 순으로 비싸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미국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477원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이 미국보다 65.5% 비싼 것이죠.

 

국내 스타벅스 카페라떼 가격은 4600원으로, 프랑스에 이어 2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항상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녔습니다. 1990년대 말 국내에 처음 매장이 들어설때부터 ‘밥보다 비싼 커피’라며 ‘된장녀’ 논란이 일었죠.

논란은 소비자의 관심을 더욱 키운 듯합니다. 국내 커피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1999년 1호점이 오픈한뒤 2004년 100호점, 2007년 200호점, 2009년 300호점, 2011년 400호점을 돌파했습니다. 현재 매장수는 650개에 이릅니다.

한국 법인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2013년 실적은 매출 4822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매출 50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적과 함께 커피 값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중순 23개 음료 가격을 100~200원 올렸죠. 아메리카노 가격은 3900원에서 4100원이 됐습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 6년 동안 아메리카노 가격은 24%(800원), 카페라떼 가격은 21%(800원) 인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1999년 아메리카노 가격은 3000원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 커피 가격이 미국보다 65%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죠. 이목이 더욱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한국 커피값은 왜 이리 비쌀까요? 힌트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회계장부에 있습니다. 2013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매출원가와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종업원 관련 원가’(1175억원)입니다. 두 번째는 임차료(962억원)입니다. ‘사용된 원재료’는 685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정규직 비율은 99%에 이릅니다. 직영 운영 방식을 고집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대부분의 직원을 정규직으로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만큼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회사 측은 이 때문에 스타벅스 매장의 직원들이 다른 경쟁사보다 친절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매장은 목 좋은 곳에 들어섭니다. 매장 임대료가 비쌀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요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스타벅스 매장 코앞에 또 다른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가장 알뜰히 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간단해 보입니다. 매장에 앉아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부담 없이 느끼는 것이죠. 한국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면, 속칭 '호갱님'(호구와 고객님의 합성어)으로 불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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