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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위메프·티몬의 '독한' 생존법

  • 2015.04.17(금) 18:25

외상 들여온 상품, 소비자에게 현금장사
'눈덩이' 매입채무, 한해 매출액 웃돌아

 

쿠팡·위메프·티몬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면서 소셜커머스의 생존방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소셜3사 모두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판매자와 협력사에 지급해야 할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사업구조의 지속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 현금 주는 소비자

소셜커머스 1위인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3485억원으로 전년대비 3000억원 이상 늘었다. 괄목할 성장세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아직 받지 못한 돈(매출채권)은 169억원으로 전년대비 2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의 대부분을 이미 현금으로 받았기 때문에 매출채권 자체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상 현금장사를 한다는 의미로, 우월적 시장지위를 갖고 있는 기업들에게서 이런 특징이 나타난다.

재무제표를 이용해 구한 소셜3사의 매출채권(미수금 포함) 회전기간은 평균 30일 정도다. 외상으로 상품을 판매한 뒤 현금으로 회수하는 기간이 한달 정도 걸린다는 얘기다.

실제 회수기간은 더욱 빠르다. 매출채권 회전기간은 매출채권을 매출액으로 나눠서 계산하는데, 소셜3사는 분모가 되는 매출액 대부분이 판매수수료로 구성돼있다. 따라서 실제 거래액(상품판매액)을 기준으로 하면 분모(매출액)가 커져 회수기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한 상품은 사흘정도면 카드사로부터 소셜커머스로 대금이 입금된다고 한다.

 

 

◇ 외상 긋는 소셜3사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다. 소셜3사가 판매자나 협력사에 지급해야 할 돈으로, 재무상태표에 부채로 잡힌다. 지난해말 현재 소셜3사의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은 6336억원이다. 3사 전체 매출액(6319억원)을 웃돈다.

 

회사별로 보면 쿠팡의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2614억원으로 한해 매출액의 75% 수준에 이른다. 위메프와 티몬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259억원의 매출을 올린 위메프의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은 2128억원에 달한다. 티몬 역시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1594억원으로 한해 올린 매출(1575억원)보다 많다.

 

소셜3사가 막대한 결손금을 안고 있으면서도 버틸 수 있는 건 결국엔 판매자나 협력사에게 외상으로 물건을 들여온 뒤 소비자에게는 현금을 받고 파는 식으로 운영하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재무제표를 이용해 구한 쿠팡의 매입채무(미지급금 포함) 회전기간은 186일, 위메프는 510일, 티몬은 303일이다. 판매자와 협력사에게 대금을 치르는 기간이 6개월에서 1년반 정도 걸린다는 얘기다. 다만 실제 거래액을 기준으로 한 매입채무 회전기간은 이보다 짧을 것으로 보인다.

소셜커머스 한 관계자는 "대금지급시기는 판매자별로 달라 획일적으로 얼마가 걸린다고 얘기하기는 곤란하다"며 "판매자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가급적 1개월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은 알아달라"고 말했다.

 


◇ 턱없는 현금성 자산

위기시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쿠팡은 지난해 유상증자로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약 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위메프와 티몬은 이 돈이 814억원, 613억원에 불과하다.

만약 판매자와 협력사에게 일시에 대금을 치러야하는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면 쿠팡은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의 75%, 위메프와 티몬은 각각 38%밖에 갚지 못한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현금성 자산이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의 1.5배인 점에 견줘볼 때 소셜3사의 재무적 취약성을 짐작할 수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위기시 버퍼(buffer) 역할을 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매입채무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단기간에 흑자전환이 어렵다면 유상증자 등 외부에서의 자금수혈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소셜커머스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다"면서 "이들이 이전투구식 다툼을 벌이는 것도 누군가 쓰러져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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