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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0년의 교훈]⑧ 해법은 '선제적 구조개혁'

  • 2015.09.09(수) 11:21

임금피크제 갈등에 노동개혁 제자리 걸음
좀비기업 정리, 가계부채 관리 위한 정책대응 필요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지 않으려면, 선제적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다. 고령화에 따라 임금체계를 확 바꾸고, 금융지원에 연명하는 ‘좀비기업’을 구조조정하는 것이 구조개혁의 핵심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안은 걸음마 단계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여기에 1100조원이 넘은 가계부채의 위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어, 정부의 과감한 거시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임금피크제 진통..좀비기업 골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우리경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답습할 것인가?’ 정책 세미나를 통해 한국의 구조개혁 조기 도입을 강조했다. 일본과 같은 급격한 버블붕괴 가능성은 작지만, 고령화와 중국의 추격 등으로 경제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도 아직 구조개혁 방식을 두고 두고 헤매고 있다. 2013년 출범한 아베노믹스는 3개의 화살(금융완화·재정확대·구조개혁)을 쏘며, 공격적인 경기부양정책을 펼쳤다. 이중 첫 번째 화살(금융완화)은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세 번째 화살(구조개혁)은 과녁을 빗나가고 있다. 구조개혁의 핵심인 임금개편이 ‘고령화’라는 근원적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한국도 성장세가 둔화되기 전에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은 도입 단계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연장에 맞춰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확산하려지만, 노동계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임금피크제·성과금 문제 등으로 노사 갈등을 빚던 금호타이어는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 6일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노조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미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사실상 임금이 삭감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도 산 넘어 산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독일과 영국 등 고용률 70%를 이룬 국가처럼 국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면 정부에 더 강력한 노동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임금피크제는 앞으로 더 큰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현재 임금피크제는 56~60세까지 단계적으로 임금을 줄여나가는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이 수준으로 노동개혁의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다. 나오유키 요시노 아시아개발은행(ADB) 연구소 소장은 “45세쯤 가장 임금을 높게 하고, 이후 생산성이 떨어지면 임금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조기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60세 넘는 인력도 적은 임금이지만 계속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임금피크제에 가로막혀 있는데,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등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모양새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임금피크제 등 연공서열보다는 근로자의 생산성이 임금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혁하는 한편 기대수명 증가에 비례해 근로연령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료 = KDI)


구조개혁 대상엔 금융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는 ‘좀비기업’도 포함된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금융지원을 받는 ‘좀비기업’이 크게 늘었는데, 최근 국내 기업도 이러한 좀비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KDI에 따르면 금융지원을 받는 국내 기업의 자산비중은 2010년 13%에서 2013년 15.6%로 늘었다.

조동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조선과 건설업 등에서 좀비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금융시장의 효율성도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어닝쇼크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5대 조선업체가 금융사로부터 받은 신용공여액은 50조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가계부채 줄이고, 적정 물가 유지해야

구조개혁과 함께 안정적인 거시경제정책도 동반돼야 한다. 우선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가계부채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절실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가계신용은 1130조5000억원에 이른다. 가계신용은 2006년말 582조원에서 9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하며, 국내경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가계부채에 대한 감독정책을 강화해 금융시장의 잠재적 부실가능성을 제거해야한다고 KDI는 조언하고 있다.

또 정부가 적정선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통화정책도 필요하다. 이는 이미 일본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일본은 2013년 인플레이션 2%를 목표로 공격적인 금융정책을 펼쳤다.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엔저효과로 일본 기업들의 해외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동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 2~3%대의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물가안정목표 준수에 대한 통화당국의 책임이 강조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험에서 배우자' 국제경제세미나 개최


비즈니스워치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코트라(KOTRA)가 후원하는 국제경제 세미나 '위기의 한국경제, 일본의 경험에서 배우자'가 내달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부활하고 있는 일본 경제와 산업계의 현실을 살펴보고, 급속한 고령화와 저성장 등으로 일본의 전철을 밟으려는 한국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으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 지를 점검하는 자리다.


세미나 세션1에서는 나오유키 요시노 ADB연구소장이 '아베노믹스와 일본경제 전망'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도시히로 이호리(Toshihiro Ihori) 일본 국립 정책연구대학원(GRIPS) 교수는 '고령화가 일본 경제에 미친 충격'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세션2에서는 정혁 KOTRA 일본지역본부장이 '일본 기업의 위기극복 사례와 전략'에 대해,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일본의 시사점과 한국 산업계 대응전략'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한다. 패널 토론에서는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모더레이터)이 주제 발표자들과 함께 토론과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세미나는 11일 오후 2시~6시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에서 개최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사전 참가신청은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http://www.bizwatch.co.kr)나 세미나 사무국(02-783-3311)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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