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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빛바랜 생일잔치

  • 2015.10.28(수) 14:18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은 1979년 11월15일 설립 이후 약 10년간 백화점이라는 간판을 달지 못했다. 정부가 서울 강북지역 개발억제를 위해 사대문 안에는 백화점을 세울 수 없다고 규제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이라는 이름 대신 '쇼핑센터'로 문을 열었다. 이런 이유에서 롯데백화점은 지금도 롯데쇼핑이라는 법인명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문을 열 때 경쟁업체들의 반발이 심했다. 원래 소공동 본점은 롯데호텔이 외국인 대상의 쇼핑시설로 허가를 받아 지은 부속건물이었다. 이를 내국인 상대의 백화점으로 전용하겠다고 하니 기존 업체들로선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관계당국에 호소문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롯데의 백화점 진출을 반대했던 경쟁사들(미도파·새로나·신세계·제일·코스모스 등)은 30여년이 흐른 지금 신세계백화점을 제외하곤 대부분 문을 닫거나 롯데백화점에 흡수됐다.

여러 논란 속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은 '우물안 개구리'였던 국내 백화점업계에 변화를 몰고 왔다. 백화점은 상품구매 공간에서 탈피해 문화공간으로 변신했고, 점포 하나에 목매던 방식에서 지역별 거점을 구축하는 체인형으로 발전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연매출 8조원, 국내 34개(아울렛 제외), 해외 9개의 점포를 둔 국내 1위 백화점으로 성장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롯데 유통사업의 모태역할을 했다. 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시네마는 외견상 롯데백화점과 별개로 보이지만 실은 롯데쇼핑이라는 하나의 법인에 속한 사업부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매년 11월을 전후해 '창사' 또는 '창립'이라는 명목으로 여러 사은행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올해도 롯데백화점은 국내에선 보기 힘든 이탈리아와 프랑스 상품을 직접 들여와 특별 판매하는 행사(10월30일~11월3일)를 열고, 롯데마트는 생필품을 최대 40% 할인하는 기획전(10월29일~11월4일)을 준비했다. 하지만 올해 창립행사는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창립행사 자료를 낸 이날(2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측이 제기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가 열렸다. 직원들은 생일잔치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총수 일가는 법원에서 옥신각신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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