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이번 삼성 인사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원톱으로 올라선 이서현 사장에 대한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이번 주 단행된 삼성그룹 인사에서 가장 주목 받은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입니다. 비즈니스워치 안준형 기자 연결합니다.
<앵커>
안 기자, 이서현 사장, 이번 인사에서 오너 일가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기자>
네, 지난 1일 삼성그룹은 2016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는데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년 넘게 입원 중인 상황인 만큼, 인사 폭이 크지 않았습니다. 오너 일가도 승진은 없었고, 이 회장의 둘째딸인 이 사장만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에서 패션부문장으로 보직이 변경됐습니다. 아울러 이 사장은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자리를 내놨습니다. 광고에서 손을 떼고 패션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앵커>
애지중지하던 광고에서 손을 뗐다? 일단 역할 축소로 봐야하는 거네요. 안 기자 삼성그룹의 패션을 책임지게 된 이서현 사장,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이 사장은 일찍부터 패션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서울예고와 세계 3대 디자인 학교인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패션 감각을 키워왔습니다. 2002년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장으로 입사하며, 패션업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입사 후 정구호 씨 등의 디자이너를 잇따라 영입하고, ‘빈폴’을 국내 대표 의류 브랜드로 키워내는데 한 몫 했습니다.
<앵커>
빈폴 유명하죠. 안 기자 성과도 있겠지만, 최근들어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이 부진하다는 얘기들이 좀 나오더라고요? 무슨 얘깁니까?
<기자>
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3분기 2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메르스 영향으로 전반적인 소비가 침체된 가운데 갤럭시와 로가디스, 빈폴 등 고마진 제품의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2013년에는 '데레쿠니' '후부' '에피타프' 등의 브랜드에서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빈폴 이후 젊은 세대를 공략할 만한 브랜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서현 사장이 공격적으로 진행했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주춤하나 보네요. 공을 들였던 삼성전자식 SCM, 공급망관리체계도 사실상 실패했다는 소리가 들리고요. 그런데,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불황 아닙니까?
<기자>
네, 국내 패션 업계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내 패션업계를 주도했던 아웃도어마저 한풀 꺾인 상황입니다. 휠라코리아, 신세계 등이 아웃도어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해외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가 급성장하면서, 국내 의류 브랜드의 설 자리를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올해 매출이 1조원을 넘겼습니다. 국내에서 단일 패션 브랜드가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유니클로가 처음입니다. 2010년 1조2000억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SPA 시장은 올해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에잇세컨즈의 실적은 좀 어떻습니까? 유니클로나 자라를 뛰어넘겠다면서 독특한 매장 설계와 SPA답지 않는 고급스러운 재질로 주목을 받았었잖아요?
<기자>
네, 삼성물산은 2012년 '에잇세컨즈'(8Seconds)를 출시하며, SPA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유니클로가 국내에 2005년 첫 매장을 연 것과 비교하면 7년이 늦은 셈입니다. SPA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데요, 사업초기인 에잇세컨즈도 손익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내년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어, 당분간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물산은 과거 '빈폴'을 미국 고급 의류브랜드인 '폴로'와 어깨를 견줄만한 브랜드로 키워낸 저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유니클로'와 '에잇세컨즈'의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서현 사장의 관건은 추가 투자겠네요? 특히 SPA 에잇세컨즈를 들고 중국에 들어가려면 보통 돈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닐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이 에버랜드와 합병할 당시에도 시너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요. 이번 인사로, 삼성의 실질적인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서현 사장이 직접 사업을 챙기게 된 것입니다. 다시말해, 전문경영인이 추진할 수 없었던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거죠.
<앵커>
그 얘기는 결국, 광고부문에서 손을 뗀 이서현 사장이 패션부문에서 과감한 지원을 등에 업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소리로도 들립니다?
<기자>
그건 좀 봐야할 것 같지만, 신상필벌이 확실한 곳이 삼성이니까요. 가능성, 배제하기 힘들죠.
<앵커>
그렇군요. 동생까지 현업에서 성과를 보이라는 이재용식 인사,좀 무섭다고 해야할까요.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비즈니스워치 안준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