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인 11번가가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를 상대로 정면승부를 택했다. 4월 한달간 총 200억원 규모의 할인쿠폰 제공을 약속한데 이어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직매입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가 해오던 영업방식을 오픈마켓이 도입한 것이다.
11번가는 라면·즉석밥·생수·커피 등 600여개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11번가 직영몰'을 열고 빠른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2일 밝혔다.
지금까지 11번가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단순 중개사업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가 직매입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에 빠른 배송을 선보이자 11번가도 전략을 바꿨다. 직매입을 한다는 것은 상품 재고와 고객서비스를 11번가가 직접 책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1번가는 직영몰 운영을 위해 이달초 경기도 이천에 총 3만㎡ 규모의 직영몰 전용 물류센터를 가동했다. 물류센터에선 여러 상품을 같이 주문하면 한꺼번에 배송해주는 합포장 서비스를 실시한다. 판매자가 제각각인 오픈마켓에선 선보이기 힘든 시도다. 지금까지 오픈마켓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은 여러 판매자로부터 주문상품을 따로따로 배송받는 불편함이 있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전용 물류센터 가동으로 하루 1만여건, 월 25만건에 달하는 합포장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11번가는 직매입 상품은 물론 특정 판매자가 판매를 위탁한 제품도 취급할 예정이다. 판매자가 상품을 소싱하면 11번가가 판매와 배송을 책임진다.
앞서 11번가는 4월 한달의 기간을 정해 분유나 기저귀 등을 7만원 이상 구매시 1만1000원짜리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활인시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1번가의 큐레이션 쇼핑몰 '쇼킹딜'은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을 3만원 이상 구매하면 5000원짜리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11번가가 이번 행사를 통해 발급하는 쿠폰금액은 200억원어치에 달한다. 할인쿠폰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소셜커머스의 영업방식과 닮았다.
장진혁 SK플래닛 MP부문장은 "기존 오픈마켓의 정형화된 틀을 뛰어넘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