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사태, 英정부·글로벌 기업들 주목

  • 2016.05.02(월) 09:54

글로벌 NGO·다국적기업들도 관심 표명
시민단체 "정작 영국선 있을 수 없는 일"

 

국내에서 불거진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레킷벤키저 본사가 있는 영국의 정부를 비롯해 비정부기구(NGO), 다국적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 레킷벤키저의 한국지사 옥시는 지난 2001년부터 10년간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판매했다. 현재까지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로 확인된 사망자는 103명이다. 이에 대해 옥시 본사가 위치한 영국의 정부는 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참사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닉 뒤비비에 주한영국대사관 대변인은 비즈니스워치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정부)는 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된 소송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다"면서  "끔찍한 상황이다.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옥시에 대한 (한국)검찰 수사가 끝난 뒤 주한영국대사관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지 여부에 대해선 노코멘트 했다.

 

글로벌 비정부기구 소모(SOMO) 측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소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침에 따라 제품, 환경, 세금 등과 관련해 다국적 기업이 책임경영을 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소모 측은 레킷벤키저가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마련된 UN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모 관계자는 "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유럽에서 아직 많은 압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에서 옥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판매됐을 당시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바트 베흐트(Bart Becht)를 지목했다.

 

바트 베흐트 레킷벤키저 전 CEO는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를 상대로 거액의 기부를 한 인사로, 한국에서 수 백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부도덕한 회사의 최고경영자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트 베흐트 전 CEO는 한국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2011년 레킷벤키저 CEO에서 퇴임한 바 있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존슨앤존슨·크로락스·P&G를 비롯해 독일계 헨켈, 일본계 카오(Kao) 등도 한국의 옥시 사태에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는 다른 기업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자사의 안전기준을 강조하면서 부실한 레킷벤키저와 다름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60여개 국가에서 매출 88억7000만파운드(약 15조원)을 기록한 레킷벤키저가 한국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데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P&G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가슴 아프고 비극적인 사고"라면서 "P&G는 독성학자를 포함해 많은 전문가들이 제품 출시전, 제품의 모든 성분의 안전성을 평가하며 안전성이 확인된 성분만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안전성 평가를 위해 외부 과학자, 전문가, 관련 정부기관과 함께 협업해 성분과 관련한 과학정보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카오 측은 "제품 개발과 생산, 유통, 판매 등 전과정에서 독자적인 기준을 마련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유럽 정부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와 같이 미생물·세균 등을 제거하기 위한 바이오사이드(biocide·살생물제) 성분을 넣은 제품은 안전승인을 거쳐 판매하도록 하고있다. 지난 1998년부터는 이러한 안전 입증의 책임을 제품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즉 국내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발생했지만, 정작 레킷벤키저 본사가 위치한 영국을 포함해 유럽 지역에서는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단속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옥시의 모기업인 레킷벤키저는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팔 수 없었던 가습기 살균제를 국내에서만 '이중잣대'를 적용해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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