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현실보다 더 실감, 가상현실

  • 2016.05.24(화) 14:09

[창간3주년 특별기획 : 산업혁명 4.0]
<2부 삶이 변한다> TV 끄고 VR 켠다
게임·스포츠중계 분야서 각광 '가능성 무궁'
플랫폼·네트워크·콘텐츠 '주도권 다툼' 치열

▲ 한 소비자가 삼성전자 기어VR를 시연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은 백지다."

넥스트VR 데이비드 콜 CEO가 최근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에서 한 말이다. 넥스트VR은 작년 CNN과 함께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을 VR로 생중계할 정도로, 이 업계의 선두 주자다.

 

그는 "아티스트나 엔지니어들에게 VR은 하나의 백지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며 "VR은 지역, 경제, 물리적인 한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VR 기술이 완성되면 가상세계와 실제세계가 동일한 현실감을 줄 것"이라며 "고글을 빼면 충격을 받게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VR은 현실 속 오감을 영상으로 그대로 재현해 마치 실제와 같이 느낌을 주는 기술이다. 360도 영상과 오감을 활용해 3D 기술에 비해 몰입도가 큰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비 피어리스(Be Fearless)' 프로젝트는 VR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엘리베이터만 타도 심장이 떨리는 고소공포증 환자들이 삼성전자의 '기어VR'를 통해 높은 건물이나 산에 오르는 VR을 반복적으로 시청해 높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 고소공포증 환자들은 VR 훈련을 통해 결국 5층 건물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오는데 까지 성공했다. 

 

▲ [그래픽 = 김용민 기자]


 

◇ 게임·스포츠중계 주목

VR 대중화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적 기업들의 경쟁도 뜨겁다.

 

삼성전자는 페이스북의 오큘러스와 손잡고 '기어VR'를 출시했고, 구글은 독자적으로 '안드로이드 VR'을 내놨다. 스마트폰을 두고 협력했던 삼성전자와 구글은 VR시장에서 등을 돌린 것이다.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와 미국 게임사 밸브(Valve)가 함께 만든 'HTC 바이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등도 게임시장에서 VR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우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이 성장에 한계점에 이르다 보니, 스마트폰을 활용한 VR 기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VR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오큘러스, 소니 등이 VR 제품 계속 나오면서 VR 붐업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VR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게임과 스포츠 중계다. 정부연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VR 대중화 가능성이 큰 분야가 게임"이라며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의 성공 여부에 따라 VR 대중화가 일차적으로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콜 CEO는 "3년 전에 전문가들의 관심은 게임에만 집중돼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엔 스포츠중계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경기장 관람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VR이 생생하게 스포츠를 중계하기 때문에 더 이상 TV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가 최근 가상현실로 가장 많이 바뀔 분야로 스포츠 관람 방식을 꼽았다"며 "오큘러스 창업자 팔머 러키(Palmer Luckey)는 앞으로 TV는 과거 흑백사진처럼 구시대 산물로 취급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고 말했다.
 
◇ 넘어야 할 산 많아 

 

글로벌 통계 전문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는 올해 VR 시장 규모를 38억달러(약 4조5000억원)로 예상했다. 작년(23억달러)보다 65% 증가한 수치다. 2018년엔 VR 이용자가 1억명과 시장규모 52억달러를 기록해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정부도 VR 등 신성장 분야에 정책 금융 80조원 지원을 추진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처럼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VR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정부연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VR은 매우 초기단계"라며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할지, 모바일 5G 등 네트워크가 뒷받침 될지 등 아직 VR 대중화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VR 플랫폼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플랫폼을 잡지 못하면 주도권도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네트워크 속도가 조금만 늦어도 VR 사용자는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산업 구조는 하드웨어 중심인데, VR 시장에선 소비자와 직결되는 플랫폼이나 콘텐츠 분야가 유리하다"며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윤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올해만큼 VR에 관심을 가진 건 처음"이라며 "개인적 재미로 시작한 VR이 교육, 의료로 확산되며 가상현실의 현실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VR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기기가 좀더 가벼워지고 (착용했을 때) 어지러움이 없어지고 화질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상현실이 진짜 현실처럼 느낄 수 있으려면 모션트래킹, 아이트래킹 등 기술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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