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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자유의사' 법정서 얼마나 통할까

  • 2016.05.24(화) 17:48

"자기결정권 우선" vs. "신상보호해야"
정신감정 거부후 내일 첫 법원심리 주목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지정심판 1차 심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성년후견인 심판을 둘러싸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자유의사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지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입원진료가 불발로 끝나면서 오는 25일 열리는 성년후견 심판 4차 심리에서는 법원과 양측 법률대리인이 모여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성년후견 심판의 결과에 대해선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법원도 쉽사리 어느 한쪽으로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 깊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지속적으로 정신감정을 거부할 경우 법원의 후견인 지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정신감정을 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신능력에 대한 면밀한 의료진단 없이 후견인을 지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법원이 성년후견 제도의 취지를 간과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법 제9조 제2항에 따르면, 성년후견 개시심판에서 법원은 본인의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보호하는 것 보다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것이 법의 취지라는 해석이다.

 

이영규 강릉원주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당사자가 이번 사건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고 있으며 명백히 거부하는 경우, 법원이 강제적으로 성년후견인을 명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선 의문이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인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도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의료진을 파견해 정신능력을 검증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안을 협의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신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계속 거부하는 경우엔 해결책을 찾는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성년후견 심판에서 당사자의 신상보호 원칙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재판의 신청자인 신정자씨 측 법률대리인은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판단능력 없이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어 재산상의 피해를 입고 있다"며 "신 총괄회장의 신상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후견인을 지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를들면 본인의 자유의사라는 것을 확인하려면 최소한 2주일 정도 반복적으로 의료진이 확인해야 하는데, 설사 한 두 차례의 자유의사 표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란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이같이 양측의 의견이 상충되는 상황에서 법원은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을 지정할지 여부는 어디까지나 법원의 직권"이라며 "다만 명확한 정신감정 없이 후견인을 지정할 경우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어 법원이 매우 신중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12월 여동생인 신정숙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성년후견제도를 신청해 정신감정을 받게 됐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이나 고령 등으로 판단력이 부족한 성인을 대신해 법원에서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능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법원은 후견인 지정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양측과의 협의 하에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을 실시토록했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했으나 입원 나흘만인 지난 19일 돌연 퇴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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