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경영]②빗줄기에 수백억 오락가락

  • 2016.05.30(월) 10:36

세계 날씨전망해 곡물 선물매입량 결정
27도 이상시 피자빵보다 샌드위치 선호

▲ 전남 고흥군에 위치한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 태양광발전소는 일조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명근 기자 qwe123@

 

CJ제일제당은 늘 세계 각국의 '하늘'을 주목하고 있다. 기상상황에 따라 곡물의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한 해 수입하는 곡물은 원당, 옥수수, 대두, 원맥 등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 곡물들은 모두 선물 거래로 매입하기 때문에 몇 달 뒤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는 회사 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 CJ제일제당은 헤지(hedge·위험 분산) 상품인 곡물 옵션 계약에선 61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곡물 선물 계약으로 303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김석규 CJ제일제당 BIO구매담당 대리는 "재배 기간이 긴 농수산물을 선물로 매입하려면 먼저 (가격 변동) 징후를 파악해야 한다"며 "풍작으로 곡물의 가격이 내려가도, 선물로 먼저 매입했다면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5000명이 넘는 CJ제일제당 직원 중 유일하게 대학에서 기상학을 전공했다.

그는 "최근 동남아 지역이 많이 건조해 내년 원당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고, 브라질 가뭄이 심해져 옥수수 생산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홍수로 대두 가격도 많이 오르고 있는 등 각국 기상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농수산물도 마찬가지다. 종가집 김치를 만드는 대상FNF는 날씨에 따라 배추 구입 물량을 결정한다. 회사 관계자는 "6~7월 강원도 고랭지에 소나기가 잦으면 배추가 물러져 가격이 오르게 된다"며 "여름철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 그전에 배추 비축량을 늘린다"고 말했다.

주류회사 무학은 병에 라벨을 붙일 때 사용하는 접착제를 계절에 따라 바꾼다. 여름철에는 점성이 강한 접착제를, 겨울에는 점성이 약한 접착제를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또 날씨에 따라 공장의 내부 온도를 조절하고, 단기 예보를 활용해 물류사고를 86% 가량 줄였다.

골프장은 날씨에 더 민감하다. 야외에서 즐기는 골프는 비가 오는 날이면, 말 그대로 공치는 날이 되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있는 라온골프클럽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 눈 등으로 라운딩이 취소되면 여행경비 일부를 돌려주는 '머니 백 개런티'를 시행하고 있다. 여행경비에는 항공료와 숙박비도 포함된다. 날씨가 궂은 제주도를 기피하는 손님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유인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 파리바게뜨는 계산대(POS)에 온도와 강수량, 습도 등 기본적인 날씨정보와 함께 제품 판매량과 날씨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날씨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SPC 제공]


온도에 따라 제품 판매 전략을 바꾸는 기업도 있다. SPC는 파리바게뜨 점주들에게 날씨에 따라 잘 팔리거나 덜 팔리는 제품 정보를 담은 '날씨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의 7~10월 매출을 보면, 샌드위치는 온도가 27도 이상이고 맑은 날씨에 판매량이 10% 늘었다. 피자빵은 20도 전후 온도에 판매량이 7% 늘다가 27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면 매출이 3% 감소했는데 이런 날씨 정보를 다른 가맹점에도 제공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날씨가 좋으면 샌드위치가 많이 팔리는 경향이 있다"며 "날씨에 따른 제품 판매량을 가맹점에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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