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의 돈]④내가 사면 20만원, 남이 사면 76만원

  • 2016.05.31(화) 14:26

네이처리퍼블릭, 재작년 정운호에 주당 20만원에 증자
작년 일반인 대상 증자 땐 주당 76만..4개월만에 4배↑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사진)가 유상증자에 싸게 들어간 것일까, 일반 투자자들이 비싸게 투자한 것일까.

 

네이처리퍼블릭이 단 4개월 간격으로 진행한 2차례 유상증자에서 정 대표보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4배 가까이 비싸게 신주를 발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14년 11월 주주를 대상으로 1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정 대표는 이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유일한 주주였다. 8만9768주의 신주가 발행됐고, 이 주식은 모두 정 대표가 182억원에 사들였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20만2381원 이었다.

정 대표는 2012년에도 유상증자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주당 가치도 20만2381원. 2012년과 2014년 회사 가치에 변함이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기간 회사 규모와 내실이 모두 좋아졌다. 매출은 2012년 1284억원에서 2014년 2552억원으로 2년 새 2배 넘게 늘었다. 특히 2014년 당기순이익은 162억원으로, 2012년 당기순손실 70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회사 실적은 좋아졌지만, 유상증자 발행가로 보면 회사 가치는 그대로인 셈이다.

특히 2014년 유상증자는 시행 목적 자체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당시 회사가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고, 재무건전성은 더 좋아졌다. 때문에 정 대표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자본을 추가로 투자해 상장 이후 차익을 더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2년 넘게 변함 없었던 네이처리퍼블릭 가치는 정 대표의 유상증자 참여 후 단 4개월 만에 치솟았다. 이 회사는 2015년 3~4월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이때 주당 발행 가액은 76만원이었다. 4개월 만에 주당 가치가 4배 가까이 뛴 것이다. 3만1574주가 발행된 2015년 유상증자 규모는 240억원에 이르렀다.

4개월 만에 어떻게 회사 가치가 4배 뛸 수 있었을까. '힌트'는 유상증자 대상이 누구인가에 있다. 2014년 유상증자는 정 대표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주주배정이지만, 2015년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였다. 2015년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3만1574주를 정 대표가 아닌 일반인이 투자했다는 얘기다. '제3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유상증자 계약조건이 투자자 보다 회사 쪽에 유리하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비상장사 주식에 투자할 때, 단순한 보통주보다 전환상환우선주(RCPS), 전환사채 등의 발행 방식을 선호하는 게 최근 경향이다. 상장 전까지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고, 기업공개가 성공하면 상장주식으로 바꿀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검찰이 최근 해외 상습도박으로 입감 중인 정 대표에게 횡령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네이처리퍼블릭 상장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투자회수 길도 막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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