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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 "중고나라 경쟁상대요? 페북이죠"

  • 2016.06.17(금) 08:00

이승우 큐딜리온 대표 인터뷰
"소통과 콘텐츠 공유 등 강점"
"일본도 중고앱이 라쿠텐 꺾어"

지난 3월 서울 강남 테헤란로 한 빌딩에 직원 40여명이 근무하는 스타트업이 입주했다. 이 회사 대표는 건물 외벽에 회사간판을 달려고 했으나 뜻을 접었다. 새 건물에 '중고'라는 간판을 달 순 없다며 건물주가 반대해서다. 중고나라 얘기다.

이승우(40) 큐딜리온 대표는 "중고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이와 같다"며 웃었다. 큐딜리온은 회원 146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중고거래장터인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회사다. 2003년말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는 2년여 전 법인으로 전환했다. 카페 개설자인 이 대표는 큐딜리온 대표로 변신했다.

창문 너머로 쿠팡의 간판이 내려다보이는 큐딜리온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큐딜리온의 이승우 대표.


◇ 하루 500만명 찾는 중고물품 메카

이 대표는 대학 2학년 때 중고나라를 개설했다. 당시만 해도 중고물품은 몇몇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알음알이로 거래되던 비인기 품목이었으나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카페에서 법인으로 바꿀 때 운영진들의 반발은 없었나. 공공의 장터를 사유화한다는 비난도 있었을 것 같은데.

"중고나라가 커지면서 사기나 비(非)매너 거래 등 부작용이 늘었다. 하루 평균 500만명이 방문하고, 10만개의 물품이 올라오는 장터에서 자원봉사에 의존해 사기거래를 막는다는 건 한계가 있다. 이대로 놔두면 중고나라의 생태계가 망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개인의 열의에 맡겨둘 순 없는 것 아닌가. 조직력이 필요하다고 봤고, 그래서 법인으로 전환했다. 내부에 알력 다툼이 있다더라는 식의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

-법인 전환 뒤 사기거래가 줄었나.

"경찰신고로 드러나기 때문에 우리도 정확히 얼마나 줄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사기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이 그 일환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개인인증을 강화했고, 제품 판매글을 올릴 때 에스크로 방식의 안전결제를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등 시스템적 접근을 하고 있다. 판매자 이름을 누르면 이 사람이 3개월내 사기거래로 경찰청에 신고됐는지도 알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 회사에는 개발자가 많다. 전체 인원 40여명 중 10명이 개발자다. 앞으로 더 늘릴 예정이다."

▲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큐딜리온 내부 전경. 이 대표는 별도의 사무실 없이 직원들과 함께 앉아 근무한다.


◇ "중고거래는 세계적 트렌드"

큐딜리온은 지난 4월 중고나라 공식 모바일앱을 출시했다. 2014년 7월 출시한 앱의 기능을 한층 강화한 이 앱은 두달만에 1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에선 중고나라앱이 쿠팡·위메프·옥션 등을 제치고 인기쇼핑앱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고나라가 왜 이렇게 인기라고 생각하나.

"저성장과 공급과잉으로 중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그간 중고라고 하면 오래되고 낡은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라벨이나 포장지도 뜯지 않은 제품이 중고로 나온다. 가격도 싸다. 그렇다보니 새 제품만 취급하는 기존 유통업체 제품이 경쟁력을 갖기가 어렵다. 더구나 중고나라는 회원 1460만명이 상품기획자(MD)나 다름없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온 물건을 사고 싶을 때 소비자들이 어디로 가겠나. 온갖 종류의 물건이 거래되는 중고나라를 찾는다." 

-지금은 경기침체라 중고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도 앞으로는 트렌드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캄보디아에 '크메르24'라는 포털사이트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 같은 포털이다. 여기의 주력사업이 중고물품 거래다. 일본에는 라쿠텐이 온라인쇼핑몰 1위다. 아마존도 라쿠텐을 꺾지 못했다. 그런데 이 라쿠텐을 제친 곳이 나타났다. 모바일로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메르카리'라는 곳이다. 중고를 선호하는 트렌드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은 신차시장보다 중고차시장이 더 크고, 유럽에선 중고시장이 우리나라보다 더 발달해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과 주고받는다는 건 인간의 본성과 다름없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게 중고물품이고…. 중고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 큐딜리온 사무실 안에 마련된 나눔광장에서 이 대표가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페이스북 꿈꾸는 중고나라

이 대표에게 누구를 경쟁상대로 여기는지 물었다. G마켓·옥션·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이나 쿠팡·위메프·티몬 등 소셜커머스 가운데 한 곳의 이름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 큰 꿈이라 해도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을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같은 곳이 되고 싶다"고 했다.

-왜 페이스북인가. 중고나라와 페이스북이 무슨 공통점이 있다고….

"거기도 우리처럼 작은 규모로 출발한 곳 아닌가.(웃음) 페이스북은 누군가와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을 기반으로 성장한 곳이다. 중고나라도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싶다. 중고나라와 기존 온라인쇼핑몰의 가장 큰 차이가 중고나라에선 네티즌들끼리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 물건하나 올리면 묻고 답하고 칭찬하고 화내고…. 이건 정말 큰 차이점이다. 나중에는 물품거래뿐 아니라 콘텐츠를 공유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 올해 안에 '아내의 식탁'이라는 스타트업의 콘텐츠를 중고나라에 선보일 예정이다. 요리법을 알려주는 곳인데 중고나라가 콘텐츠 유통의 첫 발을 내딛는다는 의미가 있다."

◇ 1인 홈쇼핑·방문매입 등 신사업 구상

중고나라는 월 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스타트업이다. 공동구매 5억원, 배너광고 1억원이 전부다. 하지만 1460만명의 회원을 바탕으로 사업확대의 다부진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유안타증권과 슈프리마 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80억원을 투자받았다.

-준비 중인 사업을 얘기해달라.

"폐쇄형 쇼핑몰인 '비밀의 공구'와 중고물품 매입서비스인 '주마'를 확대할 예정이다.

비밀의 공구는 초대장을 수락한 사람만 네이버 밴드에 들어와 특정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5만명 이상 가입해있는데 회원들에게 공구 알림문자를 보내면 개봉률이 20%가 넘는다. 조금더 매력적인 가격에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비밀의 공구는 '1인 홈쇼핑'을 지향한다. 좋은 상품이 있으면 누구라도 직접 기획해 동영상으로 소개하고, 회원들에게 판매하면 좋지 않을까? 유튜브나 아프리카TV의 1인 방송처럼 말이다.

주마는 테스트 중이다. '찾아가주마, 치워주마, 사주마' 등의 의미가 있다. 헌옷·헌책·중고폰 등을 고객의 집으로 찾아가 사들이고, 이를 중고물품 전문매입업체에 넘긴다. 중고폰만 해도 국내 시장규모가 2조원이다. 현재 서울 지역에 한해 방문수거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각 지역 재활용업체들과 협업해 전국망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일종의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 큐딜리온에는 휘트니스센터가 있다. 운동기구는 사무실 넓이에 맞게 주문제작해 들여놨다.


◇ "내실 다지기 주력, 투자유치는 1년 뒤"

 

큐딜리온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근무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휘트니스센터가 있다. 이 대표가 강남에 사무실을 열고 첫번째 시도한 직원복지가 휘트니스센터라고 한다. <비즈니스워치>가 큐딜리온을 방문했을 때 직원 2명이 전담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 정규직으로 채용된 트레이너는 팀장급 대우를 받으며 직원 40여명의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지난달에는 이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비만 직원 4명이 한달만에 10kg를 감량하는데 성공했다.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투자비 등 돈을 꽤 많이 썼을 것 같다. 지난해 투자받은 돈 다 쓴 것 아닌가.

"(웃으며)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이 사무실도 강남 일대를 뒤진 끝에 두달치 임대료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들어왔다. 생각보다 고정비용이 크진 않다. 지난해 첫 투자를 받을 때는 고생을 좀 했다. '중고는 낡고 오래된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고…. 하지만 투자의 물꼬가 트이자 투자제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SI)로 들어오고 싶다는 곳도 있었지만 사양했다. 지금 당장 외부투자자를 유치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 1년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 같다. 투자유치는 그때쯤 생각해볼 계획이다. 우선은 내실을 다져 체력을 기르는 게 먼저다."

◆ 이승우 대표는?

 

1977년 출생. 대학 재학시절 스포츠 의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도카닷컴'을 설립해 운영했다. 당시 한달에 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2003년 12월 네이버 카페에 중고나라를 공동 개설했다. 쇼핑몰 운영경험을 살려 2009년 중고나라에서 첫 공동구매 사업을 시작했다. 그 뒤 비정부기구(NGO)인 굿네이버스에서 2년간 쇼핑몰을 운영했고, 네이버 해피빈 내 사회공익 쇼핑몰 '콩스토어' 대표로 활동했다.

 

이 대표는 "사회복지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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