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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회계] 짧아진 드라마 수명..줄어든 판권 상각

  • 2016.07.04(월) 14:17

CJ E&M, 드라마·방송 판권 '무형자산'
판권 상각기간 4년에서 1.5년으로 축소
"콘텐츠 소비 빨라질수록 상각기간 짧아져"

▲ OCN이 영국 BBC로부터 판권을 사온 드라마 셜록. [사진 = BBC 홈페이지]

 

영상 콘텐츠의 '유효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국내 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미드(미국 드라마 줄인 은어)·영드(영국 드라마) 등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다.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영상을 소비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 변화는 미디어회사 회계장부에도 반영되고 있다.

◇ 판권은 무형자산

tvN 등 방송채널을 운영중인 CJ E&M은 자산의 3분의 1가량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올 1분기 기준 전체 자산(2조3369억원) 중 무형자산(6374억원)의 비중은 27%에 이른다. 무형자산이 많은 이유는 드라마와 영화 등에 대한 판권 영향이다. 무형자산의 절반은 판권이 차지하고 있다. 기계와 공장 등 유형자산이 대부분인 제조기업과 달리 CJ E&M은 판권(무형자산)이 핵심자산인 것이다.

CJ E&M은 판권에 매년 2000억~3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국내 드라마 제작 등 자체 콘텐츠 투자를 하고, '미드'를 채널CGV·OCN 등 방송에 틀고 있다. 올 1분기에 구매한 판권만 720억원이 넘는다.

 


무형자산인 판권은 감가상각을 거치게 된다. 감가상각은 자산을 사용기간 동안 비용으로 떨어내는 과정이다. 감가상각 기간(내용연수)은 자산이 낡고 손상되어 자산 가치가 0원에 이르면 끝난다. 보통 건물은 15~50년에 걸쳐 감가상각하게 된다. CJ E&M은 작년까지 드라마와 방송 판권의 상각기간을 2~4년으로 잡았다. 판권으로 돈을 벌수 있을 기간을 4년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판권의 상각기간이 짧다 보니 비용 부담도 크다. 지난해 CJ E&M은 3335억원의 판권을 새로 구입했고, 2962억원을 감가상각비용으로 처리했다. 비용 부담이 크니 실적이 좋을 수 없다. 이 회사는 2013~2014년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527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영업이익률은 3.9%에 불과하다.

◇ 판권, 가속 상각

CJ E&M은 올해 초 판권 상각기간을 4년에서 1년6개월로 줄였다. 회계적인 관점에서 다소 파격적인 결정이다. 상각기간이 줄면 비용 부담은 커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160억원 짜리 판권을 4년간 매분기별로 10억원씩 상각했는데, 올해부터 상각기간이 1년6개월로 줄면 매 분기 상각비용은 약 27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CJ E&M은 비용 부담이 커진 회계적인 결정을 왜 했을까?

회사 측의 설명은 이렇다. "콘텐츠 사이클이 빨라져 판권을 4년간 자산으로 잡기에 너무 길어졌다. 자산으로서 판권의 유효기간은 1년 반이면 끝나더라. 나머지 기간은 자산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방송 콘텐츠 주기를 회계적인 관점에서 합리화하면서 상각기간을 현실적으로 바꾼 것이다."(조영식 홍보팀장)

 

▲ CJ E&M이 제작·배급한 드라마와 영화. [사진 = 회사 홈페이지]


판권의 상각기간이 준 것은 자산으로서 '수명'이 짧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화된 매체 속에서 콘텐츠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소비 속도는 더욱 짧아지고 있어서다. '수명'이 다한 판권을 자산으로 오래 유지하다가 손실이 한꺼번에 생기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실제로 CJ E&M은 지난해 판권에 대해 952억원의 손상차손(비용)을 인식했다. 무형자산으로 보유했던 일부 판권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자산이 한꺼번에 비용으로 돌변한 것이다.

앞으로 판권에 대한 상각 기간은 콘텐츠 소비 사이클이 줄수록 더 짧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CJ E&M은 영화 판권에 대해서는 개봉하는 당해 연도에 상각을 모두 끝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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