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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 찾자]③옥시와 3M의 공통점

  • 2016.07.28(목) 10:25

화학물질 감시망에 구멍
정부 오락가락 혼란 부추겨
다국적 기업 행태 도마 위

▲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조사를 위해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사장이 지난 4월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꼭 닮았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 서울시가 개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토론회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최근 불거진 3M 항균필터 사태를 이 같이 꼬집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가정용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84개 모델에서 유독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론(OIT)가 함유된 항균필터가 사용됐다. 차량용 에어컨도 예외가 아니어서 7개사 제품 12종에서 OIT 함유 항균필터가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항균필터는 차량 에어컨용 1종을 빼고 모두 3M이 제작한 제품이다.

OIT는 피부나 눈, 코 등의 손상을 일으켜 선진국에선 사용이 엄격히 제한된 물질이다. 국내에서도 2014년 유독물질로 지정했지만 항균필터 등에 OIT를 사용해선 안된다는 규정은 마련해놓지 않았다. 3M이 다른 나라에선 판매하지 않는 OIT 항균필터를 국내에서 생산·판매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제도적 구멍에서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문제가 된 에어컨 필터는 전자제품으로 분류돼 환경부의 관리대상에서 빠져있었고, 공산품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필터 정화능력만 살펴봤을뿐 유해성은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근거없다고 하기엔 우리사회의 안전시스템이 너무 허약하다"며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크다보니 개인적으로 자구책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노케미족'이라는 새로운 흐름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환경부는 지난 20일 난수표 같은 필터명만 공개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듣더니 이틀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모델명을 공개할 땐 특정사 제품에선 OIT 항균필터가 사용되지 않았다며 정정하는 등 오락가락해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급기야 26일에는 "일부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 필터에서 위해가 우려된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해 "정상 환경에선 크게 위험하지 않다. 소비자의 사용환경이나 사용방법에 따라 위해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발표를 했다.

어디까지가 정상환경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소비자들에게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긴 것과 다름없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도 '사과'라는 표현을 끝내 거부하며 기업과 소비자에게 책임을 돌렸듯 이번에도 정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다국적 기업의 행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옥시는 걷잡을 수 없이 여론이 악화되고서야 보상대책을 발표하고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는 등 소극적 대응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3M 역시 OIT 항균필터 문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지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야 제품회수를 결정했다.

안병옥 시만환경연구소 소장은 "1991년 일어난 페놀사태를 떠올리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며 "불안감에 떨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정보라도 공개해 시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자는 총 4050명으로 이 가운데 780명이 사망했다. 가장 많은 피해자는 옥시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에게서 발생했다. 그럼에도 옥시는 법적 처벌을 피하려고 실험결과를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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