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닫는 면세점들 '쓰나미' 온다

  • 2016.12.27(화) 17:07

양양·청주 등 공항면세점 영업중단 위기
특허 남발로 시내면세점도 줄줄이 적자

▲ 면세점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공항에 입점한 중소·중견면세점은 임대료도 내지 못할 정도로 경영사정이 나빠졌고, 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기업들도 수백억원씩의 적자에 직면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포화상태인 시내면세점은 신규사업자 허용으로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지방 소재 공항면세점은 임대료를 못내 문닫을 위기에 놓인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7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양양국제공항 2층에서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JS면세점은 지난 10월말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임대료 체납으로 계약해지를 통보받고 영업이 중단됐다.

JS면세점은 대전광역시 소재 두피화장품 개발업체인 주식회사 주신이 2014년 2월 연간 임대료 6억4000만원에 낙찰받아 운영해온 공항면세점이다. 매장면적 177.2㎡(약 53평)의 미니면세점이지만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수혜가 예상되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JS면세점에 위기가 찾아왔다. 2014년 23만7500명이 이용한 양양공항은 이듬해 12만6300명으로 이용객이 줄더니 최근에는 사정이 더욱 나빠졌다. 올해 들어 양양공항 이용객은 8만8200명(11월말 현재)에 그쳤다.

JS면세점은 임대료 약 10억원을 체납한 상태로 알려졌다. 공항공사는 더이상의 계약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해 관세청과 협의해 새로운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청주국제공항 2층에서 화장품과 향수 등을 판매하는 MTAT면세점도 이달초 계약해지가 통보됐다. MTAT는 2014년 9월 연간 임대료 16억1300만원을 내기로 하고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메르스 사태와 사드 배치 논란 등의 복병을 만나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MTAT가 밀린 임대료의 일부를 갚아 면세점 문을 닫는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진 않았지만, 면세점을 둘러싼 살얼음판 같은 경영환경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 상당수가 이미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면세쇼핑을 한 뒤 공항면세점을 방문하는 형태라 객단가가 높지 않다"며 "김포와 제주 등 몇몇을 제외한 지방 공항면세점들은 사정이 엇비슷하다"고 말했다.

면세점의 위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신세계면세점은 매출부진과 비싼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입점한지 2년6개월만인 지난 8월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 철수했다.

시내면세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간 국내 면세점시장을 쥐락펴락하던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서울지역 신규면세점의 등장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2~3%포인트씩 감소했다.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올려준 영향이 컸다.

서울에 신규면세점을 낸 기업들 역시 올해 들어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신세계DF가 372억원으로 가장 많은 손실을 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305억원), 두산(270억원), SM면세점(208억원), HDC신라면세점(167억원) 순으로 적자폭이 컸다.

면세점업계는 지난 17일 관세청이 서울과 부산, 강원에 시내면세점 6개를 추가 허용해 면세점간 경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은 2014년 불과 6개였던 면세점이 내년에는 13개로 늘어난다.

중견면세점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시장은 정부가 원칙없이 특허권을 남발하면서 자금력있는 몇몇 대기업만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시장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지금처럼 양적팽창에 치중하는 정책으로는 면세점시장의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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