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경제학]③맥주값 인상 핑계다?

  • 2016.12.29(목) 15:03

주류社, 취급수수료 인상에 125억 비용↑
"빈 병 재사용으로 연간 5100억 절감"

내년부터 빈용기보증금이 인상된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보증금을 올려 빈 병 재활용률을 높이자는 취지지만 소비자 부담은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빈 병에 얽힌 정부와 주류업계, 소비자의 목소리를 정리했다. [편집자]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최근 맥주 가격이 오른 이유 중 하나가 빈 병 취급수수료(이하 취급수수료)다. 취급수수료는 주류·음료회사가 빈 병을 수거하는 도·소매업자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회수 비용이다. 지난 6월 취급수수료의 경우 소주병은 16원에서 28원으로, 맥주병은 19원에서 31원으로 각각 올랐다. 수수료 인상은 업계간 자율협약에 의해 이뤄졌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지난 11~12월 맥주 가격을 6%대로 올리면서, 취급수수료 인상을 내세웠다. 두 회사가 가격인상 직전 낸 보도자료는 "취급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로 요약된다.

소비자와 도·소매업자가 부담하는 빈용기보증금은 빈 병을 반납하면 돌려받을 수 있지만, 취급수수료는 회수가 안 되는 비용이다. 2014년 기준 주류업계가 도·소매점에 지급한 취급수수료는 788억원. 이번에 취급수수료가 인상되면서 주류업계는 연간 125억원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취급수수료 뿐만 아니라 병 제조비용은 주류회사에 큰 부담이다. 올 3분기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롯데주류)의 공병 비용은 403억원이었다. 전체 원재료 비용 중 공병이 차지하는 비중은 27.7%로 주정(648억원, 44.5%)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하이트진로도 올 3분기 계열사 하이트진로산업으로부터 537억원의 공 병을 매입했다.

하지만 주류업계가 취급수수료를 핑계 삼아 주류 가격을 인상했다는 시각도 있다. 취급수수료 인상으로 늘어나는 비용부담보다 빈 병 재사용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논리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주류회사는 빈병 재사용으로 연간 5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빈 병 재사용회수는 평균 8회로, 재활용횟수가 늘수록 비용이 절감된다.

 

즉 취급수수료 인상으로 주류회사들은 12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빈용기보증금 인상 등으로 회수율이 올라가면 5000억원이 넘는 비용 절감 효과가 더 커질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부 관계자는 "취급수수료가 인상됐지만, 병을 새로 만드는 비용과 비교하면 싼 편"이라며 "(인상분을 감안해도 주류회사가) 오히려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취급수수료는 2018년 한 번 더 오를 예정이다. 소주병은 28원에서 30원으로, 맥주병은 31원에서 33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취급수수료 부담 가중을 빌미로 또 한번 가격 인상안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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