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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안전법, 끝장토론도 끝내지 못한 '대립'

  • 2017.02.10(금) 17:19

"소상공인 생계위협" vs "소비자안전 우선" 팽팽
'정부 소통부족·일부조항 법취지 어긋난다' 지적도

 

전기안전법(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시행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이 주최한 ‘전기안전법 논란, 끝장토론’에서도 이해관계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기안전법은 전기·유아용품만 한정됐던 안전확인 KC(국가통합인증마크)인증서 보유 규정을 의류와 잡화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쇼핑몰 등 인터넷판매업자는 KC인증서 정보를 인터넷에 게시하도록 규정하고, 위반하면 30만~500만원 과태료를 내야 한다.

 

토론의 발제를 맡은 정남순 환경법률센터 변호사는 "전안법에 대한 평가는 인증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과, 비용이 과도하고 실효성이 낮다는 입장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안전 강화해야"


찬성하는쪽은 소상공인의 편의성보다 소비자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정회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은 "가습기 사고 이후 국민들이 안전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한다"며 "제품을 싸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의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소비자들이 소송을 통해 보상받기 쉽지 않아 정부가 사전적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사전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최애연 소비자교육중앙회 소비자국장은 "전안법은 새로생긴 법이 아니라 이미 10년전부터 시행된 법"이라며 "일부 사각지대에 있는 소상공인으로 인해 법을 폐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검사비 때문에 소비자 가격이 올라간다고 인증마크를 표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비자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소비자도 안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규제...생계위협"


공병주 한국병행수입업협회 회장은 "인터넷 게시의무로 인해 온라인 판매업 타격이 크다"며 "의류 및 잡화 소상공인들은 온라인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윤태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부회장도 "인터넷 판매업자 대부분이 소규모 사업자라 의무가 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규제가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태 부회장은 “구매대행은 소비자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인데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시장환경에 맞는 입법체계를 충분히 연구하지 않으면 한시적으로 업계 전체를 범법자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핸드메이드 마켓플랫폼(온라인중개업)에 종사한다고 밝힌 한 청중은 “원자재만이 아니라 부자재 기준도 명확해야 한다"며 "법안에는 가정용섬유 기준은 나와있지만 가정용가죽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기술표준원에 연락해도 상담원이 모든 기준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며 "당장 폐지나 개정이 아니더라도 전체유예를 통해 세부적인 범위 규정을 명확히 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창업을 준비중인 핸드메이드 작가라고 밝힌 청중은 “핸드메이드 종사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며 "전안법이 개정되면서 생계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검사절차나 비용문제를 판매자 입장에서 떠안지만 한편으로 부자재나 원단 등을 구입할 땐 소비자 입장"이라며 "결국 이중으로 인증받아야 하는 핸드메이드 작가는 당장 법 시행으로 인해 벌금 등 형사처벌 위기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 소통 부족”


정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재길 한국의류산업협회 부장은 "전안법의 제재와 벌칙 강화에 대해 소상공인 영업 활동이나 인터넷 판매 현장의 목소리가 취합되지 않아 법정서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품공법(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체계에서 전안법 체계로 바뀌는 과정에서 극단적 폐지를 주장하기보다는 국민안전 관리와 소상공인, 온라인 판매업자를 조화롭게 고려하는 입법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동대문에 나가보면 빠른 스피드와 다품종 소량생산이 경쟁력인데, 전안법 때문에 경쟁력이 꺾여서는 안된다"며 "인증 인프라를 확대하고 자율표시와 사후책임을 제도적으로 검토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또 “상인들이 입법 시행을 앞두고 홍보가 안됐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향후 논의를 통해 전안법 시행의 효과에 대해서 공익적 홍보활동을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법취지 맞지 않는 조항 개선" 지적도


입법취지에 맞지 않는 일부 조항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광석 한국소비자원 법제연구팀장은 "품목단위와 물질성분단위를 통합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습기살균제 사건만보더라도 물질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같은 품목 내에서도 제품간 상이성이 존재하는데 획일적 규제는 소비자 안전이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영신 글로벌셀러 창업연구소장은 "구매대행은 수입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라며 "재고 보유없이 해외에서 고객에게 바로 배송하기 때문에 인증받고 싶어도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남순 환경법률센터 변호사는 “법률 내용중 영업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위임한다는 조항이 있어 직접판매 외 다양한 형태의 사업방식은 면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입법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은 논의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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