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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인사] 그룹 심장부, 13년만에 역사속으로

  • 2017.02.21(화) 16:45

신동빈 손발역할 '롯데정책본부' 폐지
경영혁신실·컴플라이언스委로 기능이관
유통·화학·식품·호텔 4개부문 재편

 

롯데그룹의 두뇌역할을 하는 롯데정책본부가 설립된지 13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간 정책본부가 담당하던 인사·재무·대외관계·법무 등 핵심업무는 새로 생기는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나누어 맡는다. 9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들은 크게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어 각 부문장의 지휘를 받는 구조로 바뀐다.

롯데그룹은 내달 1일자로 이 같은 내용의 그룹 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04년 10월 호텔롯데의 경영관리본부를 확대개편하면서 모습을 드러낸 정책본부는 롯데의 심장과도 같은 곳으로 주목받았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경영의 전면에 나섰을 때 맡은 직책이 정책본부장이다. 사실상 신 회장의 손발 역할을 해왔던 조직이다. 그는 6년여간 정책본부장으로 활동한 뒤 2011년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정책본부는 신사업 발굴뿐 아니라 인사와 재무, 법무 등을 통해 각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2006년 롯데쇼핑 상장을 시작으로 수많은 인수합병을 통해 롯데를 재계 5위 그룹으로 올려놓은 핵심조직으로 꼽힌다. 지금도 롯데 계열사 최고경영자 중에는 정책본부에서 신 회장을 보좌한 임원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하지만 그룹총수 외에는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조직으로 10여년간 운영되면서 정책본부는 그룹의 투명성과 계열사의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검찰 수사의 집중타깃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국민사과 자리에서 정책본부의 축소 개편을 약속했다. 그 뒤 3개월간 진행한 외부컨설팅과 각계 인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내놓은 게 정책본부 폐지와 그를 대신할 조직 신설이다.

정책본부의 기능은 신설되는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쪼개진다. 두 신설조직의 인원은 총 140명으로 기존 정책본부(200여명)에 비해 30% 줄어든다.

초대 경영혁신실장은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맡아온 황각규 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신 회장이 1990년 호남석유화학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때부터 신 회장을 보좌해온 '측근 중 측근'으로 분류된다. 일본어에 능통해 故 이인원 부회장에 이어 한일 롯데를 아우르는 역할을 할 적임자로 꼽혀왔다. 경영혁신실은 경영·재무·커뮤니케이션·인사 등 4개 업무를 관할한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준법경영과 감사업무를 맡는다. 기존에는 법무팀과 개선실로 정책본부 안에 한데 묶여있었으나, 이번에는 독립적인 조직으로 떨어져 나왔다. 컴플라이언스위원장은 외부영입 인사로 채울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황 사장과 함께 정책본부를 이끌어온 소진세 사장은 회장 보좌역으로서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롯데그룹은 또 90여개의 계열사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부문으로 나눠 각 부문(Business Unit·BU)별로 자율경영을 펴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초대 화학BU장과 식품BU장은 각각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과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이 선임됐다.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을 실적개선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고, 이 사장은 정책본부운영실장을 역임해 신 회장의 의중을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유통BU장은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호텔BU장은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내정됐으나 발표는 각각 22일, 23일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는 신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2011년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기존에는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향 아래 있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인사를 하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인사가 사실상 신 회장이 결정한 첫 인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번 조직개편으로 롯데그룹의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종전에는 '총수-정책본부-계열사'로 이어지는 3단계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총수-경영혁신실-BU-계열사' 식으로 의사결정 단계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존의 정책본부는 계열사에 지시를 내리는 입장이었다면 신설되는 경영혁신실은 신 회장에 대한 순수한 보좌조직으로 남게 된다"며 "각 계열사의 의사결정은 BU장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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