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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헷갈리는 LG생활건강 실적

  • 2017.02.28(화) 17:15

사업부문별 실적 '감사보고서-IR자료' 달라
'생활용품 성장세 해석' 혼선 줄 여지

그래픽 유상연 기자 prtsy201@

 

지난해 LG생활건강 생활용품 매출은 2015년보다 늘었을까, 줄었을까.

지난달 24일 LG생활건강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답은 간단하게 나온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용품 매출은 1조5945억원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했다. 이날 회사 측이 배포한 IR자료에도 작년 생활용품의 매출 성장률은 5.4%로 나온다.

하지만 한달 뒤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전혀 다른 수치가 제시된다. 2016년 LG생활건강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생활용품 매출은 1조5945억원으로 전년대비 0.2% 감소했다. 한달만에 생활용품 매출 성장률이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실적의 문제는 아니다. 보도자료와 감사보고서는 지난해 생활용품 매출이 1조5945억원으로 같다. 문제는 비교기준인 2015년에 있었다. 2015년 생활용품 매출은 보도자료와 IR자료엔 1조5132억원, 감사보고서엔 1조5971억원이다.

 

보도자료와 감사보고서의 숫자가 다른 것은 지난해 매출 분류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자회사 에버라이프가 있다. 그간 건강기능식품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매출로 나눠잡았다. 하지만 2016년부터 건강기능식품 매출을 화장품 매출로만 분류했다. 생활용품에서 839억원이 줄어든 만큼 화장품 매출이 늘어나 전체 매출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분류 잣대가 바뀌면서 '착시현상'이 생겼다는 얘기다. 합리적 판단 근거에 따라 매출 분류 기준을 바꾸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진짜' 문제는 IR자료와 감사보고서 상의 숫자가 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느낄 혼돈이다. IR자료나 기사를 본 투자자는 생활용품이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고, 감사보고서를 본 투자자는 생활용품 성장세가 꺾였다고 여길 것이다.

 

'착시'는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다.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회사가 스스로 오해를 만들 필요는 없다. 물론 감사보고서 주석을 보면 에버라이프 실적 분류 기준 변경으로 2015년 생활용품 매출이 800억원 가량 줄어든 대신 화장품 매출은 800억원 가량 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깨알 같은 주석까지 찾아보는 투자자는 드물다. 감사보고서상의 사업부분별 재무 사항까지 수정했다면, 불필요한 오해는 없지 않을까.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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