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생존법]②차 떼고 포 떼고…대형마트가 잡은 '이것'

  • 2017.04.18(화) 11:21

규제·이커머스 도전으로 수익성 '악화'
PB·가정간편식·신선식품·특화매장으로 돌파구

국내 유통업계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경쟁은 치열한데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소비여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가계부채와 고령화 현상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사들은 위기 탈출을 위한 새 전략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백화점은 다른 산업과의 컨버전스를 통해, 대형마트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들은 인구구조 변화에 주목해 전략을 짜고 있다. 부침이 심한 이커머스 업체들은 새로운 플랫폼 실험에 한창이다. 위기의 유통업계, 그들의 생존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


 

◇ 곳곳에 악재..악화되는 수익성

대형마트는 한때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그래프가 꺾이기 시작했다. 2000년 10조원대였던 대형마트 시장은 이후 백화점시장을 넘어서며 2008년 3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신규 출점뿐 아니라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가 강해지고, 이커머스(e-commerce) 등 다른 업태와 경쟁이 치열해진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 대형마트 3사 영업이익률은 2011년 정점을 찍은뒤 대형마트 규제가 시작된 2012년부터 급격하게 하락곡선이다. 이마트는 8.5%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이 작년에는 3.7%로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지만 과거 6%대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진하다. 롯데마트는 해외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대형마트 3사중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보이는 곳은 이마트다. 이마트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6% 증가한 5469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2015년 매각과 위로금 등의 비용 지출로 149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런 기조효과로 작년에는 31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작년 해외사업장이 부진하면서 970억원 손실을 냈다. 하지만 해외 손실을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270억원을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 단위:%, *홈플러스 2016년 수치는 예상치.


대형마트업체들은 하락곡선이 추세로 굳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대형마트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골목상권 침해업종으로 지목받아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추세선을 바꿀 호재가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대비 1.4% 감소했다. 같은기간 백화점은 3.3%, 편의점은 18.1% 증가했다. 오픈마켓 매출도 전년대비 21.5%, 소셜커머스는 13.5% 늘어났다. 대형마트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1인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가 바뀌면서 소비트렌드도 달라져 대형마트를 힘들게 하고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1인가구는 506만가구다. 전체 가구 수 대비 27%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4분의 1 이상이 1인가구인 셈이다. 대형마트의 주요 고객은 4인가구다. 대부분의 제품이 4인 가구 기준으로 맞춰졌다. 편의점이 급성장하고 대형마트가 무너지고 있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형마트는 온라인부문 성장에 따른 시장잠식 현상과 1인가구 증대에 따른 소비트렌드 변화로 식품부문의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非)식품군의 매출 부진 등으로 역신장했다"고 분석했다.

◇ 이마트, PB와 가정간편식 앞세워 파고 넘다


대형마트 시장이 하락곡선임에도 이마트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실적을 보였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마트가 가진 시장지배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신세계그룹이 가진 상품 개발 능력이다. 시장 지배력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유통망이 잘 갖춰졌다는 의미다. 또 신세계 상품개발 능력은 이마트가 트렌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대표적인 전략이 PB(자체브랜드 상품)와 HMR(가정식 간편식)이다.

▲ 단위:억원. *2017년은 예상치

1~2인 가구 증가로 HMR 열풍이 불면서 이마트 HMR 브랜드인 '피코크'는 급성장했다. 피코크 브랜드  매출은 2013년 340억원에서 지난해 19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3000억원이 목표다. 혼자이지만 제대로 된 음식을 먹겠다는 1~2인 가구의 수요를 읽었던 것이 빛을 발했다.

PB브랜드인 '노브랜드(No Brand)'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노브랜드라는 브랜드 아닌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소비자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품질에서도 차이를 뒀다. 노브랜드의 매출은 2015년 230억원에서 작년 1900억원으로 커졌다. 브랜드 로열티를 없애는 대신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 주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처한 여건은 똑같다"며 "하지만 이마트는 신세계가 가진 노하우를 비탕으로 HMR과 PB 등 상품 경쟁력으로 커버했던 것이 다른업체와 차별을 둘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홈플러스 '신선식품'-롯데마트 '특화매장'

이마트와 달리 경쟁사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영업외 이슈로 고전했다. 홈플러스는 대주주였던 영국 테스코가 어려워지면서 상당기간 매각 이슈에 시달렸다. 롯데마트도 해외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던 홈플러스는 '신선식품'에, 롯데마트는 '특화 MD(특화된 상품매장)'에 초점을 맞췄다.

홈플러스는 2015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각 이슈에 휘말리면서 조직은 느슨해지고 이 여파로 고객들은 등을 돌렸다. 매각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비용도 컸다. 하지만 매각 이슈가 끝는 지난해부터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비정상의 정상화'로 표현됐다.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홈플러스가 주목한 것은 '신선식품'이다. 올해는 홈플러스 창립 20주년이라는 호재도 있었다. 홈플러스는 산지에서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신선식품이 유통되는 전 과정을 개선했다. 품질관리 우수 농장인 신선플러스 농장 수를 130개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는 원칙을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달 홈플러스 20주년 행사는 매장에 카트 품귀현상이 일어날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 롯데마트 내 장난감 전문 매장인 '토이저러스'.

롯데마트가 집중하고 있는 ‘특화 MD’는 잘 팔리던 일반상품 위주의 취급 방식을 벗어나 카테고리별 상품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들어 롯데마트 일반매장에 장난감 전문 매장인 '토이저러스', 인테리어 전문매장인 '룸바이홈(ROOM X HOME)'를 배치하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위해 올해 슬로건도 '1%의 생활전문가, 99%의 감동을 드립니다’로 정했다. 고객들이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일반 상품뿐 아니라 롯데마트만의 특화된 제품도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장난감=롯데마트'라는 공식을 만들어지고 있는 이유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시간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이를 한곳에 묶어 주된 관심사를 카테고리화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며 특화MD는 이런 고민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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