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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이냐, 가격경쟁력이냐"…새 맥주 '피츠'의 고민

  • 2017.04.20(목) 15:29

롯데주류, 폭탄주용 맥주 내달 출시
경쟁제품 대비 가격정책 놓고 막판 고심

롯데주류가 다음달 출시하는 폭탄주용 맥주 '피츠(Fitz) 수퍼클리어'(이하 피츠) 가격 책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국내 유흥업소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스·하이트와 같은 가격에 팔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더 싸게 팔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피츠'가 자사의 '클라우드' 시장을 잠식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 "정면승부냐, 가격경쟁력이냐" 고민

20일 롯데주류는 오는 5월말 피츠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피츠는 카스와 하이트의 맥주를 겨냥한 폭탄주용 맥주다. 기존 클라우드가 맥아 100% 맥주였다면 피츠는 맥아 비중을 80%로 낮췄다. 카스와 하이트 맥아 비중은 70% 선이다.

롯데주류는 "2014년 출시된 클라우드가 프리미엄맥주 시장에 안착했고, 피츠로 스탠다드 시장(국내 맥주시장의 약 60% 추정)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롯데주류는 피츠 출시가 임박했지만 아직 판매가격을 결정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은 미정인데 여러가지를 두고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피츠 가격을 카스·하이트와 비슷하게 책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카스(500㎖) 출고가는 1147원, 하이트는 1146.66원이다. 피츠가 카스와 하이트를 직접 겨냥한 제품인 만큼 출고가도 1140원대로 책정해 정면승부를 벌이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로는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막강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유흥업소 시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후발주자가 이 진입장벽을 깨기 위해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카드는 가격이다.

롯데주류는 2014년 뒤늦게 맥주시장에 뛰어들면서 '과감한' 시도를 했었다. 당시 출시된 클라우드는 카스와 하이트 보다 15% 가량 비싸게 가격을 책정했다. 후발주자로서 내리긴 힘든 결정이었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시장점유율 4~5%를 확보했다.

가격을 경쟁제품보다 낮게 책정해 가격경쟁력으로 밀어붙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수익성이다. 롯데주류(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2014년 691억원, 2015년 452억원, 2016년 274억원으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3.4%에 불과하다. 2014년 클라우드 출시 이후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맥주공장 2곳 건설에 총 8000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피츠까지 저가로 팔면 수익성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가 카스나 하이트보다 가격을 낮춰 제품을 출시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가 최근엔 다시 비슷한 가격대로 정면승부를 벌이는 쪽으로 얘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진= 이명근 기자]


롯데주류 입장에선 또 다른 고민이 있다. 피츠가 클라우드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이른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한 회사 신제품이 기존 제품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효과)이다. 두 제품이 각각 다른 시장에서 자리잡아야 이 같은 잠식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한 제품 점유율이 10%는 넘어야 자생력이 생기는데 현재 클라우드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며 "롯데 입장에서는 유흥주점에 피츠와 클라우드를 모두 넣고 싶겠지만 점주는 둘 중 하나만 받고 싶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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