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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왜 계열사 화장품유통 뛰어들었나

  • 2017.04.26(수) 11:36

1호 뷰티 편집숍 '태그온뷰티' 오픈
애경, 1990년 후반 방문판매 강자였다 긴 공백기
계열사 화장품 선전하자 내친김에 '직접 유통'

애경그룹 계열 백화점인 AK플라자가 계열사가 생산하는 화장품유통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분당점 1층에 첫번째 뷰티 편집숍 '태그온뷰티(Tag On Beauty)'를 오픈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화장품 제조에만 집중했던 애경그룹이 계열사 화장품 유통에 나서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시장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양강구도로 고착화하고 많은 사업자들이 뛰어들어 포화상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애경이 뒤늦게 뛰어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 한때 방문판매 기반으로 화장품시장 강자

그동안 애경그룹의 화장품사업은 '핵심은 아니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존재였다. 1972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든 장영신 회장은 화학 전공자답게 꾸준히 '화학사업'을 일궈왔다. 이를 기반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화장품사업을 시작해 마리끌레르·셀퓨어 등 애경의 효자 브랜드를 만들었다. 1996년에는 그룹 전체매출의 40% 이상을 화장품사업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할만큼 자신감을 보였다. 이후 남성화장품 '라토', 스포츠화장품 '던롭스포츠', 치유화장품 'a-솔루션' 등 기초화학 기술을 토대로 한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냈다.
 
애경그룹은 화장품 제품뿐 아니라 유통에서도 주목받았다. 당시 화장품 유통은 주로 대리점판매와 방문판매로 이뤄졌다. 여러가지 화장품브랜드를 취급하는 대리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화장품 제조사마다 대리점 확보 경쟁에 나섰고, 다른 한편에서는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방문판매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애경은 셀퓨어 등 대표 브랜드를 슈퍼와 약국을 통해 유통하는 한편 옛 진로그룹의 다단계판매 계열사인 진로하이리빙과 손잡고 방문판매에 적극 나섰다. 2000년 초반까지 화장품시장 강자로 평가받았다. 고급 색조브랜드인 '마리끌레르'가 할인없는 정가판매로 주목을 받은 것도 시장내 애경의 지위를 보여준 사례다.
 
하지만 2000대들어 애경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생기면서 화장품사업도 위축된다. 2006년 장남인 채형석 부회장이 장 회장에 이어 그룹 경영을 맡으면서 생명공학사업(네오팜)·정보기술사업(AKIS) 등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현재 애경그룹의 핵심이 된 항공사업(제주항공)도 이 무렵 시작됐다.

이 시기에 화장품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생겼다. 대표적인게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급부상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의 화장품사업은 애경그룹과 비교돼왔다. LG생활건강도 화학사업이 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활용품시장에서 애경과 치열한 경쟁으로 벌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애경그룹에 비해 늦은 2002년 화장품 방문판매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급성장했다. 2004년 브랜드숍 '뷰티플렉스'를 오픈하는 등 직접 유통에 나섰고 2010년에는 로드숍의 강자 더페이스샵을 인수했다.
 
◇ 공백기 거친 뒤 새 브랜드 선전..내친김에 직접유통 나서

화장품시장에서 한동안 공백기를 거친 애경은 2012년 새 화장품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를 출시했다. 새 브랜드는 나름 선전했다. 애경의 Age 20's의 에센스 커버 팩트(사진)는 TV홈쇼핑에서 '견미리 팩트'라는 애칭을 얻는 등 인기를 끌어 현재 시즌 8까지 출시된 상태다. 애경 관계자는 "애경 화장품을 에이지투웨니스보다 '견미리 팩트'로 아는 사람들이 아직 더 많다"면서 "과거 마리끌레르처럼 인지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늦둥이 브랜드가 선전하자 애경도 화장품사업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동안 화장품 제조는 있되 유통은 사실상 전무했던 애경이 유통을 다시 확대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AK플라자는 지난 25일 계열사 제품을 판매하는 뷰티 편집숍 태그온뷰티를 오픈했고 올해 하반기까지 수원AK타운점과 평택점 등 3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애경은 아직 조심스럽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애경 화장품브랜드를 판매하는 주 채널을 AK플라자로 옮기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기대는 있다. 이 관계자는 "제품력으로 입소문을 타 알음알음으로 팔리던 애경산업화장품이 시너지를 받도록 계열사간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뷰티 편집숍인 태그온뷰티는 Age 20's 등 계열사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탄 인기 제품들을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단독 상품기획(MD)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에 초점을 맞춘 전략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후발주자로서 다른 백화점 편집숍들과 차별화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통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경의 화장품유통사업이 핵심사업으로 확대될 것인지, 계열사 제품 판매를 위한 보조수단에 그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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