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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라면서 돼지DNA?"…황당한 한국 라면

  • 2017.06.20(화) 10:15

[기자수첩]인도네시아 "돼지 성분 검출됐다" 판매금지
국내 라면업체 "노미트·소고기라면" 억울
할랄시장 진출위해 더 까다로운 잣대 만들어야

"돼지 DNA가 검출된 김치라면과 우동은 노미트(No Meat) 라면이다."-삼양식품 관계자
"소고기 베이스로 만든 라면에서 돼지고기 DNA가 나왔다니요."-농심·오뚜기 관계자


국내 라면업계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식품의약청(BPOM)이 일부 한국 라면에서  무슬림이 금기하는 돼지 DNA가 나왔다고 발표하면서다. BPOM은 삼양식품의 우동라면과 김치라면, 농심의 신라면 블랙, 오뚜기의 열라면에 대한 수입허가를 취소했다. 하지만 이들 라면업체는 "단 1%의 돼지고기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억울해하고 있다. 

고기를 넣지않는 라면에서까지 돼지 성분이 검출된 이유는 뭘까. 국내 라면 업체들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중개업자가 인도네시아 정부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돼지 성분이 얼마나 검출됐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업계는 인도네시아의 검사 방법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확인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량 회수나 수입허가 취소 등 강수를 들고 나왔지만 다행히 국내 라면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미미하다. 농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라면 수출 물량은 전체의 0.34%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문제가 된 제품의 한해 수출규모는 5600만원 수준"이라며 "현지 교포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뚜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 [사진 = 이명근 기자]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생트집을 잡는다고 이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인구가 다섯번째로 많은 나라로 GDP는 세계 15위 규모다. 발전 가능성은 더 높다. 사드 영향으로 중국과의 교역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인도네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할랄시장은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식품업계에 성장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할랄은 '허용된 것'이란 뜻이다. 무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인정받은 것을 말한다. 세계 할랄 시장 규모는 오는 2019년 2조5370억달러(27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문턱은 높다. 이슬람 사람들은 '돼지는 똥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가축의 목을 한번에 쳐서 죽인 후 피를 빼내는 ‘허용된 방식’의 할랄제품만을 먹는다. 할랄식품 조건이 까다롭지만 이슬람이 유난을 떠는 것은 아니다. 음식에 대해 우리도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2008년 광우병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라면에서 똥이 나온 셈이니 인도네시아 정부가 가만있을 리 없다.

세계적으로 1000개가 넘는 할랄 인증기관 가운데 인도네시아 무이(MUI)는 가장 엄격하고 공신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는 인도네시아에서 유통되는 모든 식품이 MUI 인증을 받아야한다. 채식라면에서 돼지성분이 나와 국내 라면업체 입장에서 억울하겠지만 할랄의 엄격한 기준을 넘지 못하면 인도네시아 시장 진입은 언감생심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7월 국내 불닭볶음면 생산라인이 MUI 인증을 받는다. 도축할때 제사를 지내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고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다. 그들이 제시하는 기준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만들어 이슬람을 안심시켜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물론 해당국가 당국의 잘못된 규제나 우리가 잘 몰랐던 관행에 대해서는 면밀한 점검과 대처가 필요한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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