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보고서]④전문가 인터뷰-'상황진단'

  • 2017.08.09(수) 17:18

이성훈 세종대 교수·H사 상생협력위원장
"본부-가맹점, 태생적 수직관계"
"본부 마진보다 가맹점 수익률이 핵심"
"오너리스크, 경영과 개인이슈 구분해서 봐야"

·"치킨값은 계속 오르는데, 치킨가맹점은 왜 마진이 적을까."

이 질문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업계가 불공정거래 이슈의 중심에 섰다. '프랜차이즈 본부의 갑질 차단'이 주요한 정책목표가 됐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공정위 대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평가다. 불공정거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업계 현실에 맞게 대책이 마련돼야 지속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오랜기간 프랜차이즈산업을 연구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업계가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뛰어든 전문가와 얘기를 나눴다. '프랜차이즈산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다.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프랜차이즈경영학 석사과정을 가르치는 이성훈 교수는 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상생협력위원회 위원장이다. 이성훈 교수의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두편으로 나눠 담는다.


▲ 8일 서울 세종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난 이성훈 교수.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성훈 교수는 "프랜차이즈들과 함께 묶여서 얘기되는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가 아니고 엄밀히 말하면 레귤러 체인"이라고 운을 뗐다. 
 
일반적으로 체인 비즈니스는 볼런터리체인·레귤러체인·프랜차이즈체인 세가지로 구분되는데 국내에서 이른바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건 프랜차이즈체인 모델이다.

이 교수가 스타벅스 이야기를 꺼낸건 '프랜차이즈 갑질'로 표현되는 불공정거래 문제를 해소하려면 프랜차이즈체인 모델의 산업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에서다. 
 
이 교수는 "한국형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필수품목 등을 공급하는 물류에서 주된 수익을 거두는 구조"라면서 "이 같은 구조가 필수품목으로 폭리를 취했느냐 등의 논란을 만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비해 프랜차이즈 역사가 긴 미국에서는 가맹본부의 주요 수익모델이 '러닝 로열티(Running Royalty)'다. 러닝 로열티는 본부가 가맹점에 상표권(브랜드)을 쓰게 해주는 대가를 받는 것인데, 통상 가맹점 매출의 일정 퍼센트(%)를 받는다.
 
이 교수는 "미국 등과 달리 러닝 로열티를 골자로 하는 프랜차이즈모델이 국내에서 발달하지 못한 배경에는 지적재산권 보호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것과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 "가맹본부-가맹점, 태생적 수직관계 인정해야"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은 태생적으로 수직적마케팅시스템(VMS)입니다. 정보력과 노하우 등에서 본부와 가맹점은 어쩔 수 없이 상하관계에 놓이게 되는 것이죠. 이같은 구조를 '갑을 프레임'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엄연히 역할이 다른 양측이 각각의 역할을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선진화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이 교수는 가맹본부의 리더십, 가맹점의 팔로우십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역할 구분은 프랜차이즈 마케팅 모델이 계약형 수직적마케팅시스템(Vertical Marketing System)이라는 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평적마케팅시스템(Horizontal Marketing System)과 상반된 개념으로, 수평적시스템은 기업간의 협업 모델이다. 과거 담배인삼공사(현 KT&G)가 홍삼 제품에 대한 유통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CJ제일제당을 통해 판매한 사례 등이 있다.

이 교수는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관계를 동등하게 하자는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문제 해결이 안된다"면서 "가맹점주의 협상력 제고 차원에서 법적 지위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가맹점주가 본부의 경영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부와 가맹점주가 참여하는 제3의 위원회를 두고 여기서 합리적인 논의를 가능토록 하는 것이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본부는 전국 단위에서 판촉을, 가맹점은 각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면서 "가맹점은 노조가 아닌 사업자다. 자신의 사업실패에 본부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책임은 가맹본부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예상매출액 등을 담은 제대로 된 정보공개서를 요구하고, 이를 제대로 안내해줄 수 없을 정도로 체계가 안갖춰진 가맹본부라면 처음부터 계약을 맺지 않음으로써 본부가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덧붙였다.


◇"가맹본부 마진율보다 가맹점 수익률이 핵심"

"가맹본부가 필수물품을 팔면서 얼마나 많은 마진을 남기는가는 공급가에서 원가를 빼는 것으로 간단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격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폭리로 볼 수는 없습니다. 원가는 여러 벤더와 맞물려 있어요. 가맹본부에게 원가인 것이 벤더인 제조사에게는 공급가가 되고, 이 가격은 제조사와 가맹본부간 거래규모, 거래기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본질을 보려면 본부 마진율이 아닌 가맹점 수익률을 봐야 합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 교수는 공정위가 한국형 프랜차이즈 구조에서 발생하는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불공정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필수품목 원가와 마진 공개를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마진율 공개로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맹본부의 높은 마진율을 폭리로 보는 시각에는 브랜드 가치가 반영돼 있지 않은데다, 가맹본부 원가는 벤더들과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필수품목 공급가격(재료비) 부담은 가맹점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재료비 부담은 가맹점의 비용구조에서 30~40%로 일부에 불과하다"며 "임대료와 인건비 등 나머지 두가지 축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이를 감안해 가맹본부의 프랜차이징 방식이 가맹점에게 적정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가를 따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 프랜차이즈 오너리스크를 보는 두가지 관점

"가맹점이 망한다면 가맹본부 또는 본부 오너가 나빠서일까요? 프랜차이즈 오너리스크도 두가지 관점에서 달리 봐야 합니다. 하나가 도덕성, 다른 하나가 경영능력인데, 최근의 논의는 도덕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브랜드를 여러 가맹점과 공유하는 프랜차이즈 오너는 여타 기업의 오너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을 수 있지만 법적 처벌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경영 측면의 오너리스크입니다."


이 교수는 프랜차이즈 오너의 '갑질' 문제를 접근할때 경영측면과 개인 이슈를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너의 도덕성 문제와 잘못된 경영판단 또는 경영상의 위법행위는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프랜차이즈 오너가 브랜드를 다수와 공유한다는 점에서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하지만 일명 '오너리스크배상법' 등 도덕성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배상책임을 묻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이 교수는 "도덕성과 관련된 오너리스크는 오너를 가진 모든 기업에서 존재하는데, 프랜차이즈 오너라는 이유로 추가 처벌된다면 법적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관련 배상은 법이 아닌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논의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맹본부 또는 오너 잘못으로 가맹점들이 손해를 봤다면, 가맹본부가 여러가지 방안을 고안해 지원하는 것이 가맹점에게는 더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면서 "단기적으로 가맹점들이 입은 매출손해가 회복되고나면 남은건 브랜드가치 훼손인데, 브랜드는 애초에 가맹본부의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과 관련한 오너리스크에 대해서는 "오너의 잘못된 경영 결정으로 인한 리스크는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점주들이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보공개서에 가맹본부의 전문경영인 존재 여부, 오너의 과거 경력, 경영 관련 형사처벌 전력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오너의 경영상 위법행위는 현행법상 횡령과 배임죄를 통해 처벌이 가능하다"며 "프랜차이즈산업의 경우 오너리스크가 높은 가맹본부와는 가맹계약을 체결하지 않도록 정보를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 볼런터리 체인(Voluntary Chain)은 독립적인 경영을 하는 사업자들이 협력해 만든 체인이다. 상품을 공동구매하거나 광고를 함께 진행한다. 설비를 공유하기도 한다. 국내에는 썬마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 레귤러 체인(Regular Chain)은 직영점을 뜻한다. 본사가 직접 투자하고 점포를 운영한다.
- 프랜차이즈 체인(Franchise Chain)은 가맹본부가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는 점포(가맹점)을 모집해 만든 체인이다. 각 가맹점은 점주가 소유하고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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