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싸움 휘말려 '부천 신세계' 끝내 무산

  • 2017.08.31(목) 14:53

부천시, 상동 개발 사업시행자에서 신세계 박탈
인천시와 갈등 못풀어.."연말 새 사업자 계획 발표"

▲ [그래픽= 유상연 기자]

 

부천시가 조성하는 영상문화산업단지에 신세계 백화점을 짓겠다는 계획이 2년여 만에 최종 무산됐다. 인천시가 대규모 쇼핑시설이 들어서는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인근의 인천지역 상권이 무너진다며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천시는 최근까지 신세계에 "부지 매매 계약을 맺자"고 계속 요구했지만, 신세계는 부천시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세계가 최근 인천시로부터 인천시 청라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개발 허가를 받으면서 인천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신세계는 이번달 인천시로부터 청라스타필드 개발권을 얻었지만 부천시 백화점 사업권은 박탈당했다.

31일 부천시는 신세계를 영상문화산업단지 민간사업시행자 지위를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만수 부천시장은 "신세계가 신세계백화점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계약 체결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천시는 신세계를 상대로 소동도 검토 중이다.

2015년 부천시는 영상문화산업단지내 복합쇼핑몰 조성을 위해 신세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주변 전통시장 상권 반발에 부딪혀 개발 사업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지난해 신세계는 부천시와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을 제외하고 사업규모도 7만6000㎡에서 3만7000㎡로 절반 이상 줄였지만, 반대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영상문화산업단지와 인접한 인천시 부평·계양 중소상인이 반발하면서 인천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부천시와 인천시의 갈등으로 번지면서 신세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인천시가 청라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개발을 최근 허가하면서 신세계는 인천시가 반대하는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을 강행할 수 없게 됐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영세상인 보호를 이유로 부천 신세계백화점 건립을 반대하면서 청라 신세계 복합쇼핑몰은 허가한 인천시의 행정은 납득할 수 없는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역단체장끼리 갈등이 해소돼야 들어갈 수 있다"며 "기다리라면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영상문화산업단지 백화점 부지 매매 계약이 4차례 연기되자 최근 신세계에 이달 30일까지 계약을 맺자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부천시는 데드라인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협약이행보증금 약 115억원, 사업추진 과정서 집행된 비용과 기회비용 청구 등 중대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지만 신세계는 전날 "계약 체결이 어렵다"는 공문을 부천시에 보냈다.

부천시 관계자는 "신세계가 빠진 상업시설을 단독 개발할지 영상문화산업단지 2단계 개발과 연동해 개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올해안에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사업성을 검토해 개발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내 상업시설 토지가격이 비싸다는 의견도 고려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영상문화산업단지 우선협상대상자에 참여한 롯데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역 상권 반대에 부딪혀 신세계가 포기했는데 다른 기업들이 들어가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부천시 결정에 따라 향후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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