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물에 손 담글 수 있을까

  • 2017.08.31(목) 17:10

제주삼다수 판권 입찰 참여..제과 외 첫 도전
광동제약 철벽방어 뚫을 전략에 관심


크라운제과가 생수시장 진입을 노린다.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 삼다수' 판권을 확보해 단숨에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기존 판매권 소유 업체인 광동제약의 방어도 만만치 않다. 입찰 조건이 까다로워져 과거만큼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크라운제과의 공격과 광동제약의 방어 어느쪽이 성공할 지 주목받고 있다.

◇ 크라운제과, 왜 물을 선택했나

크라운제과는 당초 거론됐던 입찰 후보군이 아니었다. 생수사업을 해본 경험도 없다. 크라운제과는 제과사업만 한다. 국내 제과시장에서 롯데제과, 해태제과식품, 오리온과 함께 4파전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만큼 크라운제과의 생수시장 도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크라운제과는 제빵업체에서 1968년 지금의 사명으로 법인전환했다. 올해 3월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인적분할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15억원, 영업이익은 114억원을 기록했다. 비스킷과 카라멜류, 스낵 등에서 장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가져왔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크라운제과가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지만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크라운제과의 사업은 그룹내 계열사인 해태제과식품과 대부분 겹친다. 

크라운제과가 생수사업 판권을 확보하면 오랜기간 식품사업을 하면서 구축된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크라운제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 생수사업이 그 방안의 시작일 것"이라고 전했다.

◇ 까다로워진 조건

제주 삼다수 입찰에는 여러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광동제약은 물론 일부 음료 전문기업 등이 거론됐다. 2012년 제주도개발공사와 농심간의 제주 삼다수 판권 계약이 종료되자 7개 기업이 입찰에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했던 선례가 있어서다. 제주 삼다수 판권을 확보할 경우 단숨에 생수시장 1위에 오르는 만큼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는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이와 관련 업계는 광동제약이 삼다수 판권을 가져간 뒤 많은 기업들이 자체 생수 브랜드를 론칭한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농심은 제주 삼다수 대항마로 '백산수'를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아이시스'를 앞세워 제주 삼다수 추격에 나선 상태다. 

▲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과거에 비해 조건이 까다로워진 것도 입찰 참여가 부진한 이유로 꼽힌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이번 입찰부터 유통권 사업자를 소매용과 업소용으로 나눠 선정키로 했다. 여기에 입찰 기업들은 브랜드 강화방안과 제주도에 기여할 방안도 제출해야한다. 이미 생수사업을 운영하고 있을 경우 보유 브랜드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밝혀야 한다.

이번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했던 업체 관계자는 "제주 삼다수의 가장 큰 매력은 연간 약 2000억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하지만 이번부터 조건이 소매용과 업소용으로 대상자가 나눠져 이후에도 현재만큼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것이 입찰 참여를 포기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 구관이 명관이냐, 새 강자의 등장이냐

국내 생수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약 7000억원 수준이었다. 오는 2020년에는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삼다수는 이런 시장에서 점유율 40%대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롯데칠성음료와 농심 등이 추격하고 있지만 격차가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서 광동제약이 조금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5년간 안정적으로 제주 삼다수를 유통해온데다 기존 유통망 설치 등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만큼 노하우도 쌓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광동제약도 입찰 참여에 적극적이다.


크라운제과가 이같은 광동제약의 방어선을 뚫기 위해서는 새로 바뀐 입찰조건을 어떻게 잘 파고드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제주도개발공사 입장에서는 삼다수의 시장파워가 계속되고 있어 입찰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이득을 얻어내려 할 것이기 때문에 제주도개발공사의 의중을 누가 잘 읽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개발공사 입장에서는 누가 더 많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줄 것인가를 면밀히 살필 것"이라면서 "두 업체가 내건 조건이 비등하다면 아무래도 광동제약이 유리하겠지만 크라운제과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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