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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무한도전]⑥'카나브 패밀리', 글로벌 보령 선두에 서다

  • 2017.10.12(목) 09:53

IMF외환위기때 신약 '카나브' 개발
개량신약 등 확장-이머징마켓 진출 등 모범사례
60주년 계기 해외시장 공략 박차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건 소위 '잭팟'에 비유된다. 글로벌 신약 하나로 벤처사가 글로벌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곳이 제약·바이오업계다. 하지만 신약개발은 '운'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개발 과정에 투입해야 하는 대규모 비용과 오랜 연구개발 기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신약개발 과정에는 수많은 예상하기 어려운 실패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산업은 대표적인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꼽힌다. 우리 기업 현실은 어떨까. 주요 제약사들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살펴본다. 다섯번째 주자는 IMF 외환위기에 탄생해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이머징마켓 진출 롤모델'로 꼽히는 신약 '카나브'를 개발한 보령제약이다. [편집자]


◇ IMF외환위기 와중에 카나브 후보물질 찾아낸 연구진

"연구소에서 심혈을 기울여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고혈압치료제 BR-9201은 기존 약물보다 적은 부작용, 저용량 투여, 우월한 강압효과 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1998년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를 개발 초기 보령제약이 밝힌 내용이다. IMF 외환위기로 제약업계는 물론 온 나라가 어렵던 시기에 보령제약은 카나브 후보물질 발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카나브 프로젝트는 실험단계에서 큰 위기를 맞는다. 수년간 실험 끝에 연구진이 공들여 만든 합성물의 약효 지속시간이 4~5시간대로 지나치게 짧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국 경영진은 카나브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BR-9201 프로젝트' 중단 결정을 내린다. 고혈압 약은 아무리 혈압 강하효과가 크더라도 약효지속 시간이 짧아 하루에 여러번 먹어야 할 경우 시장성이 없다. 제약업계에서는 많은 연구개발비가 투입됐다 하더라도 시장성 등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더 큰 손실을 막기위해 개발을 중단한 사례가 많다.
 
하지만 신약개발의 부푼 꿈을 안고 땀을 흘려온 연구진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 연구소장을 중심으로 연구원들은 어렵게 경영진을 설득해 3개월의 시한부 조건으로 추가 연구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원하던 후보물질을 찾아냈다. 

◇ 12년 가시밭길 걸어 탄생한 블록버스터 신약

1998년 카나브(성분명 Fimasartan) 후보물질 개발은 보령제약이 글로벌 제약업계에 새롭게 각인되도록 했다. 보령제약은 이듬해 카나브 후보물질이 24시간 약효가 지속되고 기존 제품대비 10배의 약효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카나브는 고혈압치료제중 가장 많이 쓰이는 ARB(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안지오텐신Ⅱ 수용체차단제)계열로, 혈압을 상승시키는 효소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카나브에 판매허가가 떨어진 건 이로부터도 12년이 지나서다. 카나브는 오랜 임상을 거쳐 2010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식약청)으로부터 국내 제15호 신약이자 1호 고혈압 신약으로 공식 허가를 받고 2011년 3월 발매됐다. 보령제약의 신약 1호다.
 
카나브가 최종 허가를 받기까지 5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정부는 보령제약이 IMF외환위기에도 신약을 위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는 점을 높이 사 국책연구과제 지원금 35억원을 보탰다.

어렵게 세상에 나온 카나브는 발매 직후 돌풍을 일으켰다. 발매 4개월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하고, 연말까지 누적 매출 100억원을 기록하며 첫해에 블록버스터 신약 반열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매출이 더 늘어 18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연 매출 445억원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누적 매출은 1626억원으로 국산 신약중 1위다. 카나브가 보령제약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5.8%에서 지난해 10.9%로 높아졌다. 


◇ 이머징마켓 곳곳에서 성과..업계, 벤치마킹 사례로 인정

보령제약은 카나브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수출하는데에도 공을 들였다. 초기 타깃을 '이머징 마켓'으로 잡고 중남미, 중국, 러시아, 동남아지역을 공략했다.

국가별로 생활습관과 고령화 진행정도,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등이 달라 같은 약이라도 타깃 시장을 어디로 잡느냐가 중요하다. 보령제약의 카나브 이머징마켓 진출 전략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꼽힌다.

특히 멕시코 진출은 대표적으로 성공한 사례다. 보령제약은 2011년 멕시코 스텐달사와 첫 카나브 기술수출 계약을 맺는다. 3년 뒤 멕시코에서 '아라코'라는 명칭으로 출시된 카나브는 출시 1년만에 현지 순환기내과 ARB계열 단일제 부문에서 주간 처방율 1위에 올랐다.

카나브가 해외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것에는 오랜 연구기간만큼이나 풍부한 임상 데이터 효과가 컸다. 보령제약은 한국에서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4상을 진행한 것을 비롯해 카나브에 대해 총 3만7473차례 임상을 거쳤다. 멕시코 진출을 앞두고는 현지 토착민 메스티소(mestizo)를 대상으로 현지 허가 임상을 진행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주목받기도 했다.

카나브가 선방하자 보령제약은 카나브 복용량과 용법 등을 개선한 개량신약과 복합제, 이른바 '카나브패밀리'로 이머징마켓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까지 카나브패밀리로 세계 51개국과 체결한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실적은 라이선스료 3025만달러를 포함해 누적 4억7426만달러(5400억원) 규모다. 이중 20.9%인 1123억원은 올해 계약이 체결됐다. 

기술수출 된 카나브패밀리는 현지에서 판매허가를 얻고 멕시코와 러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순항중이다. 가장 앞서 진출한 멕시코에선 올해 상반기 기준 순환기내과 ARB단일제 시장에서 점유율 6% 이상을 차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카나브패밀리' 가속도-'글로벌 보령' 잰걸음

보령제약은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 카나브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혁신작업에 착수했다. 60주년 행사를 '100년 시무식'으로 열고 '글로벌 라이프타임 케어 기업'이라는 새 비전을 제시했다. 카나브를 개발한 정신을 바탕으로 '100년 기업, 글로벌 보령'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보령제약 연구인력은 2013년 첫 100명을 돌파한 뒤 현재 118명으로 늘었다. 카나브 후보물질 첫 발굴이 이뤄진 1998년 46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로 커진 규모다. 연구개발비 또한 21억원 수준에서 현재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 매출 대비 7% 수준인 280억~290억원을 투입한다.

여전히 연구개발 역량은 카나브패밀리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진행된 임상시험의 70%가 카나브와 카나브복합제에 대해 이뤄졌다. 

보령제약은 지난 3월 카나브와 또 다른 고혈압약 '암로디핀', 고지혈증약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복합제 개발로 임상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3개의 약을 한알로 만들어 한번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2015년말에는 카나브와 고지혈증약 '아토르바스타틴'을 결합한 복합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최태홍 보령제약 대표는 2019년에 카나브패밀리로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에 기술수출한 제품이 판매허가를 받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안에 말레이시아에서 판매허가를 받고 내년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신약 카나브와 카나브 개량신약으로 글로벌 제약사 꿈을 하나씩 일궈가고 있는 보령제약의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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