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이러다 소주마저"…파업에 속앓는 하이트진로

  • 2017.10.18(수) 16:08

노조 파업 지속‥임금 인상안 두고 노사 '팽팽'
생산차질로 공급부족 현실화‥소주 타격 우려

하이트진로가 노조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맥주 부문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소주 생산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점유율 1위인 소주 시장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시중에서는 '참이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갈 길이 바쁜데…

하이트진로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성 하락이다. 2015년 영업이익 1339억원을 기록한 이래 계속 하락세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50억원에 그쳤다. 단순 합산으로도 올해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트진로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맥주 부문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하이트진로의 수익성 악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단위:억원.

하이트진로는 한때 국내 맥주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 오비맥주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긴 이후 지금까지 고전 중이다.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의 실적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다. 누적 적자 규모도 1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점유율 격차는 약 2배에 달한다.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맥주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 리뉴얼, 알콜 도수 조정 등을 진행했지만 오비맥주와의 격차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판매부진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 고정비 부담 등이 지속되면서 하이트진로는 결국 맥주공장 3곳 중 한 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키로 결정했다. 하이트진로로서는 경영효율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단위:억원.

하이트진로가 현재 믿을 구석은 소주 뿐이다. 소주 부문은 국내 시장 점유율 40~50%를 오가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소주 점유율은 10% 후반대에 불과하다. 하이트진로의 소주부문 영업이익은 매년 증가 추세다. 소주 부문의 수익이 하이트진로를 지탱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 발목 잡은 노조

맥주 부문의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하이트진로에게 또 하나의 복병이 등장했다. 노조다. 하이트진로 노조는 현재 파업을 진행 중이다. 임금 협상에서 사측과 의견차이를 보이며 맥주 3곳, 소주 3곳 등 총 6개 공장 중 4곳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로 하이트진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이트진로 노조는 지난달 25일부터 현재까지 부분 파업과 전면 파업 등을 반복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총액 임금 7.0% 인상과 함께 책임 임원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하이트진로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종전 '임금+격려금 180만원'에서 한 발 물러나 기본급 '인상 검토'로 방향을 선회했다. 또 노조가 요구한 교섭에 대표이사 참여도 수용했다. 하지만 노조의 책임 임원 퇴진 등 인사권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서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사진=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하이트진로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매년 자연승급분이 반영된다. 여기에 이미 통상임금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실질적으로는 약 10% 가량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이트진로에게 노조의 요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노사는 지금까지 20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업계 안팎에서도 하이트진로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회사가 수익성 저하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 파업을 앞세워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노조 이기주의라는 지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최대한 노조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임단협 협상쟁점과 회사의 고유권한인 ‘인사권’ 문제는 별개사항”이라며 “노조가 임단협 교섭테이블에 조속히 복귀해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소주마저 빼앗기나

노조의 파업 여파는 서서히 시장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은 강원도 홍천 맥주 공장과 경기도 이천 소주 공장 뿐이다. 이 공장들도 비노조원 등을 투입해 부분적으로 생산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동률이 5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 편의점 등에서는 '참이슬'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생산했던 재고분도 대부분 바닥이 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현재 부분 생산되는 참이슬 등은 업소용이다. 따라사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었던 가정용의 경우 물량 부족으로 제때 공급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편의점 업체들은 지난 주에 각 매장에 참이슬 발주 불가 지침을 전달한 상태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재고 물량도 대부분 소진된데다 참이슬에 대한 신규 발주도 불가해 매장에 참이슬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며 "참이슬이 채웠던 매대는 다른 제품으로 채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에서도 참이슬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재고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이미 소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하이트진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소주 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로서는 맥주 부진에 이어 소주까지 흔들리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의 경우 이중적인 소비패턴을 가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품목인 반면 또 한편으로는 고정적 수요가 있어 제품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갈아타기가 쉬운 제품이기도 하다"고 설명헸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