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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신세계 알짜점포 빼앗긴 전말

  • 2017.11.14(화) 15:44

신세계, 매출4위 인천점 부지 소송서 대법원 패소
이달 19일부터 '신세계인천점' 간판 '롯데'로 변경

신세계 백화점 인천점 주인이 결국 롯데로 바뀌게 됐다. 14일 대법원은 신세계가 인천광역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신세계)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지난 1997년부터 20년간 운영해온 인천점에서 이달 19일부터 철수해야 한다. 신세계가 떠난 자리엔 롯데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신세계가 인천점에 증축한 매장 일부(프라자동)와 주차타워는 2031년까지 운영권을 갖고 있어 당분간은 롯데와 신세계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신세계 인천점


◇ 롯데, 과감한 배팅으로 신세계 인천점 빼앗아

신세계가 인천에 백화점을 오픈 한 것은 1999년이다. 당시 인천교통공사는 터미널과 백화점, 프라자동을 신축했고, 이 부지를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 신세계에 임대했다. 2012년 기준 임대차보증금은 1574억원, 임대료는 연 141억원이었다.

이후 인천점은 신세계의 알짜 백화점으로 성장했다. 2014년 기준 인천점 매출은 7310억원으로 강남점과 센텀점, 본점에 이어 매출이 4번째로 많은 점포다. 신세계는 2012년 1450억원을 투자해 주차타워와 프라자동 1만7000여㎡를 증축하며 인천점 키우기에 나섰다.

신세계가 인천점 대규모 투자에 나선 그해 변수가 생겼다. 2012년 인천시가 재정난 극복을 위해 터미널 부지(7만7815㎡)와 건물을 팔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천시는 롯데와 신세계를 포함해 총 6개 회사와 매각 협상을 벌였고 2013년 초 인천시는 최종 인수자로 롯데인천개발을 선정했다.

2013년 열린 1심 판결문을 보면 2012년 9월25일 김두원 롯데쇼핑 상무가 인천시에 "감정 가격 이상으로 매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시간 뒤 신세계 한 임원은 "감정가격 이상으로 매수하는 것은 어려워 손을 떼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인천시에 통보했다. 당시 부동산 감정가는 8688억원이었다.

결국 인천시는 터미널 부지를 8751억원에 롯데자산개발에 넘겼다. 결과적으로 신세계는 감정가보다 63억원을 아끼려다 알짜 점포를 경쟁사에 빼앗기고 말았다. 2013년 인천시와 롯데는 자금조달금리보전조항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매각대금을 9000억원으로 올리는 재계약을 체결했고, 그해 4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끝냈다. 신세계는 이후 롯데에 매달 임대료 9억5000만원과 관리비를 내고 있다.

신세계는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신세계는 인천시가 공식 매각절차에 앞서 롯데쇼핑과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하는 등 계약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과 대법원은 신세계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5년 열린 2심 재판부는 "인천시가 공식 매각 절차 이전에 롯데와 비밀유지협약을 맺은 것은 부적절하지만 그 당시 신세계에게도 매각 정보와 다른 기업과 비밀유지협약을 맺은 사실을 알렸다"고 판결했다.

 

 
◇ 롯데 '인천판 롯폰기' 만든다

롯데는 신세계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이달 19일부터 간판을 바꿔 달고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업(영역)이 같아서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지 않아 정기휴일 하루 정도면 매장 변경이 가능하다"며 "현재 입점한 브랜드는 100% 승계하기로 했고, 그외도 신세계와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가 증축한 프라자동과 주차타워도 협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2031년까지 증축된 프라자와 주차타워를 임대할 수 있도록 인천시와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증축 매장을 포함해 모든 것을 롯데와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신세계 인천점에 들어선 시외버스 터미널과 프라자동을 중심으로 일본의 롯폰기힐스와 같은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 터미널 인근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5만8663.5㎡도 306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총 13만6000㎡ 규모의 터미널과 도매시장 부지에 쇼핑과 문화, 주거 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다만 신세계 인천점이 롯데백화점으로 간판이 바뀌게 되면, 롯데쇼핑은 인근 인천점과 부평점을 6개월 내 매각해야 한다. 불공정 거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달 인천점과 부평점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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