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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유커 귀환'을 바라보는 두 시선

  • 2017.11.30(목) 17:15

중국 정부, 한국 단체관광 제한적 허용
관광업계 유커 맞을 채비‥12월 입국 소식도
"과거 같은 규모·구매력 기대 말고, 전략 정비해야" 지적도

최근 여행업계와 유통업계가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흔히들 '유커(遊客)'라고 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져서 입니다. 업계가 유커의 귀환을 반기는 것은 그들의 막대한 구매력 때문입니다. 유커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물건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국내 업체들에게 큰 고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유커의 발길이 완전히 끊기면서 국내 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면세점을 비롯해 백화점, 여행사, 호텔 등 모두들 매출 감소를 겪어야 했습니다. 업체들은 유커들의 귀환만을 목빠지게 기다려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양국 정부가 화해 무드를 조성하기 시작하면서 완강했던 중국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이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해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키로 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조건들이 붙었습니다. 롯데의 호텔과 백화점에서 숙박이나 쇼핑을 해서는 안됩니다. 중국은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집요하게 롯데에게만 불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전세기나 크루즈여행도 안된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어쨌든 중국 정부가 제한적이나마 유커의 한국 방문을 허용하자 국내 관련 업체들은 기대가 큽니다. 유커를 맞을 채비도 하고 있습니다. 12월 초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단체관광객이 입국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소식도 전해집니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유커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중국 현지 채널쪽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유커들이 한국을 찾는 횟수나 인원수도 점진적으로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여행업체 관계자도 "일단 온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반갑다"면서 "유커들을 위한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국 현지에서도 한국 관광상품 판매가 재개됐습니다. 베이징과 산둥지역에서 출발하는 조건입니다. 단체 관광객들은 주로 단체 비자를 이용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여러가지 비자 절차 등을 고려하면 유커들이 다시 한국을 찾는 시기는 다음 달 초중순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만 가격은 예전에 비해 10~20% 가량 비싸다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일단 베이징과 산둥지역으로 한정해 유커의 한국 방문을 허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허용 지역과 범위 등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시 과거처럼 유커들이 한국을 찾고 그들이 많은 물품을 구매하는 선순환 구조를 업체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유커의 귀환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커의 규모나 구매력에 대해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사드 보복이 있었던 지난 9개월간 유커들의 시선이 한국에만 머물러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면서 "그 기간동안 많은 유커들이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로 옮겨갔다. 한국길이 다시 열렸다고 과거 수요만큼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면세점 업체들이 일본이나 동남아쪽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통업체 관계자도 "유커가 다시 한국을 찾는 것에 너무 열광하기 보다는 그들의 규모, 방문 횟수, 선호 트렌드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단계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단순히 유커가 온다고 해서 예전처럼 매출이 확 늘어나고 하는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다. 냉정하게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준비해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커의 귀환은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업계 일각의 지적처럼 더 이상 '유커의 귀환=매출 급성장'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싸구려 관광상품 경쟁이나 바가지요금 등 잘못된 관행도 고쳐야 합니다. 유커에게 한국은 여러 여행 대상국중 한 곳일 뿐입니다. 이와 함께 유커 발길이 끊겼던 기간에 다른 나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했던 다양한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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