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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워치]②-3 밖에서 모든 것 품은 하림그룹 `올품`

  • 2018.01.09(화) 09:24

하림, 지주회사 두곳..실질 지배회사는 2세 소유 '올품'
올품, 계열사 일감통해 성장..수년간 `옥상옥` 만들며 승계 완료

 

 

재계 30위 하림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김홍국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가 소유한 그룹의 실질 지주회사 올품에 대한 부당지원 여부가 쟁점이다.

하림그룹은 현재 해외법인 37곳을 비롯해 양돈사업 20개사와 가금 7개사, 유통 6개사, 해운 2개사, 사료 1개사 등 총 95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가 '2중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제일홀딩스가 상단, 하림홀딩스가 중간 지주회사 역할이다.

하지만 지주회사 밖에 자리잡은 올품이 제일홀딩스를 지배한다. 올품은 이름처럼 지주회사 밖에서 하림그룹의 모든 것을 품고 있다. 그런 올품의 지분 전부를 김 회장의 장남 준영씨가 가지고 있다. 김준영→올품→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다.

◇ 6년간 대물림 작업 `김준영의 올품`

김준영씨가 올품을 통해 하림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의 시작은 2010년부터다. 김홍국 회장의 개인회사 한국썸벧이 출발이다. 2010년 한국썸벧을 한국썸벧판매(지금의 올품)와 자회사 한국썸벧(지금의 한국인베스트먼트)으로 분할했다.

이듬해 제일사료가 제일홀딩스로 이름을 바꿔 지주회사로 전환하자 한국썸벧은 제일홀딩스 지분을 매입했다. 이로써 김홍국→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제일홀딩스로 이어지는 골격이 만들어졌고 김 회장은 아들 준영씨에게 한국썸벧판매 지분을 물려줬다.

출자구도의 맨 처음에 있는 회사 주주명부를 아버지에서 아들로 바꾸는 것만으로 사실상 후계승계의 8부능선을 가뿐하게 넘었다. 김준영→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제일홀딩스 구도가 된 것이다.


남은 것은 세금(증여세)문제를 해결하고, 지주회사 제일홀딩스 지배력을 확대하는 일이었다. 증여세 재원은 올품(한국썸벧판매가 사명변경)의 유상감자로 조달했다. 유상감자는 회사가 주주에게 현금을 주고 그만큼의 주식을 없애는 것인데, 통상 인수합병 후 투자금 조기회수 방안으로 자주 쓰여 논란이 된다. 올품 유상증자 당시나 지금이나 주주는 단 한명 준영씨 뿐이어서 지분율 변동은 없었다. 올품은 단 한명의 주주를 위해 유상감자를 실시했고, 준영씨는 그 돈으로 증여세 상당부분을 납부했다.

이후 제일홀딩스가 전체 지분의 80%에 달하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했다. 자사주를 소각하자 제일홀딩스의 주주인 한국썸벧의 지분율이 앉은자리에서 37%로 수직상승했다. 이로써 김준영→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한국썸벧이 사명변경)→제일홀딩스 고리가 강화되며 승계의 완결점을 찍었다. 이후 제일홀딩스는 상장했다.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 상장을 계기로 향후 중간지주회사 하림홀딩스와 합병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두 지주회사가 합병하더라도 준영씨가 올품을 통해 하림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변함없다. 오히려 김준영→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통합지주회사 식으로 고리가 더 단단해진다.

◇ 올품 뒤에는 계열사 일감…공정위 조사중

이총희 경제개혁연구소 회계사는 "회사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설계하고 경영할지는 기업의 자유지만 이러한 구조를 만들면서 총수일가 개인회사에게 일감을 몰아준다면 상법상 충실의무와 회사기회유용금지 조항 등의 위배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회유용은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공정거래법에 근거해 처벌이 가능하고 행정적처벌과 별개로 검찰고발이 있을 경우 형법상 배임 혐의 등도 검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영씨의 개인회사 올품 뒤에는 하림그룹의 계열사가 있었다. 올품의 전신 한국썸벧판매 시절인 2012년 매출은 858억원이었는데, 이중 계열거래는 84%(727억원)을 차지했다. 2013년부터는 계열거래비중이 20%대로 떨어졌는데  이는 올품이 제일홀딩스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면서 비중이 줄어든 결과다. 지금도 올품 매출의 5분의1 이상은 계열사로부터 나온다. 


올품의 이러한 성장과정은 김준영씨의 증여세 핵심재원이었던 올품 유상감자 문제로도 귀결된다. 결국 계열사와의 거래로 덩치를 키운 올품이 유상감자로 세금 재원을 마련해준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김준영씨가 올품 지분을 100% 보유한 이후에서 제일·하림홀딩스가 지분율 가지고 있던 에코캐피탈을 인수하는 등 계열사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불려왔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작년 5월무렵 장부상 검토를 거쳐 7월말 하림그룹 현장조사에 나섰다. 현재까지도 조사는 진행중이다. 공정위 부당지원감시과 관계자는 "하림그룹의 (편법 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등) 문제가 된 혐의를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증여세문제는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등 관련 조사를 모두 마쳤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올품은 지역에 거점을 두고 사업을 하기 위해 하림그룹과는 별도로 설립된 회사로 사업특수성을 인정받아야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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