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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부채 다이어트' 순항…남은 숙제는

  • 2018.01.16(화) 11:30

주요 사업 매각 이어 1조 투자 유치도 계획대로
알짜사업 매각 부담…투자유치 조건도 주요 변수

이랜드그룹의 '부채 다이어트'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해 5월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이 무산된 뒤 먼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자산을 매각해 부채비율을 200% 수준으로 떨어뜨린 데 이어 올해는 외부자금을 수혈해 150%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출발은 순조롭다. 목표 금액인 1조원의 절반에 가까운 40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끄는 분위기다. 다만 알짜 사업을 매각하면서 향후 수익성엔 적신호가 켜졌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계약 조건이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부채 다이어트' 막바지

이랜드그룹은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했다. 그해 9월 이랜드월드의 효자 브랜드 티니위니 매각으로 신호탄을 쐈다. 주요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과 파크도 부채 줄이기에 동참했다. 개발 목적으로 보유한 부동산 자산이 많은 이랜드파크를 중심으로 유휴 부동산을 매각해 5000억원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2017년 5월 이랜드리테일 상장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자회사인 이랜드파크가 전년 대규모 적자를 본 데다 그룹 전반의 높은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았다. 이랜드는 이에 따라 상장을 미루고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이랜드리테일의 지분 매각(프리IPO)과 이랜드월드 영업양수·도, 이랜드파크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이랜드는 이 청사진을 착실하게 실행에 옮겼다. 이랜드리테일은 일부 지분과 홈퍼니싱사업부 매각으로 1조3000억원대 자금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16년 말 40.2%에 불과하던 이랜드리테일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6월 기준 55.3%로 높아졌다. 신용등급도 B급에서 A급으로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매각대금 대부분이 3~4분기 중 들어온 만큼 연말 결산이 끝나면 유동비율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연결기준 그룹 부채비율도 200%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1조원 규모의 외부 자금 수혈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올해 상반기 투자금 1조원을 추가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현재까지 메리츠금융그룹 등으로부터 4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1조원의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15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알짜 사업 매각은 부담

다만 급한 불을 끄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좋은 자산을 매각한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킴스클럽 대신 매물이 된 티니위니가 대표적이다. 티니위니는 이랜드의 중국패션사업 매출의 20%,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알짜 브랜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브랜드와 주요 사업을 매각해 유동성 위험이 낮아지긴 했지만 사업적으로 보면 영업이익 창출 능력도 축소됐다"면서 "매각에 따른 채무부담 능력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남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 무엇보다 이랜드리테일이 계획대로 내년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면서 상장할 수 있을지가 아직 미지수다.

특히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이자 이랜드리테일의 지분 28.7%를 보유한 대주주인 이랜드월드의 부채 감축이 코앞에 놓인 숙제다. 이랜드월드가 계획대로 올해 1조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 투자 유치 조건도 변수

이랜드월드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구체적인 계약 조건도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랜드그룹은 과거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도 최종적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된 계약이 많다. 킴스클럽과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 등이 대표적이다.

이랜드는 이랜드리테일을 상장한 뒤 순수 지주회사 체제의 상장 그룹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다. 문제는 지배구조의 정점인 이랜드월드가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주식 상당수가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계약을 보면 이랜드월드는 우선주 1주를 53만6300원에 팔아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추산 시 1조원을 유치하려면 186만4628주를 발행해야 한다. 최대주주인 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보유 주식 191만9027주(지분율 39.08%)에 근접하는 수량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랜드월드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행되는 주식은 새로 설립될 지주회사가 아닌 기존 이랜드월드 지분"이라며 "이랜드월드를 순수 지주회사로 만들고, 패션사업부 등을 떼어내 새로운 법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지분율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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