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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CJ 간판 보고 왔는데 한국콜마?

  • 2018.01.17(수) 09:30

매각 앞둔 CJ헬스케어 직원들 '속앓이'
'서자보다 양자가 낫다' 반기는 반응도

CJ헬스케어가 CJ제일제당에서 분사한 지 4년 만에 CJ그룹의 품을 떠나게 됐습니다.

강석희 CJ헬스케어 사장이 지난해 11월 초 매각 사실을 공식화한 후 석 달째 내부 분위기는 태풍전야인데요. 어수선한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들었지만 예상보다 매각 기간이 늘어지면서 직원들은 차마 밖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조용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년차 직원들은 특히 불만이 많은데요. CJ 간판을 보고 입사했는데 다른 기업으로 팔려간다니 자존심이 상하고, 속상하다는 반응입니다. 다만 일부에선 CJ그룹 내에서 서자 취급을 받는 것보다는 오히려 매각이 낫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현재 CJ헬스케어 인수 후보는 화장품 제조업체인 한국콜마를 비롯해 칼라일과 CVC캐피탈,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 3곳으로 압축됐는데요.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이르면 3월 중 결론을 내릴 예정입니다. 


◇ "CJ 간판 믿고 왔는데…" 불만

"제약회사라서가 아니라 CJ를 보고 입사했어요. 1년 넘는 취업 준비 기간 중 CJ 계열사만 통틀어 4곳에 지원했고, 3번의 탈락 끝에 어렵게 입사했는데 다른 곳으로 팔려 간다니 너무 속상합니다." 매각을 앞둔 CJ헬스케어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의 이야깁니다.

다른 직원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직원들은 CJ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데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합니다. 한 직원은 "매각 진행 상황을 사후통보나 기사로 접하고 있다"며 "불안감 속에 실적 압박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일반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합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CJ라는 타이틀 외에 그간 CJ그룹 소속으로 누리던 높은 수준의 복지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도 큰데요. 매각 후에도 기존 복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지만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주요 인수 후보 가운데 전략적 투자자는 한국콜마밖에 없다는 점도 걱정인데요. 사모펀드에 팔리면 언제 다시 매물이 될지 모르는 만큼 '떠돌이 신세'가 될 수 있어섭니다. 그렇다고 한국콜마가 눈에 차는 건 아닌데요. 대기업 계열 제약회사에서 되레 덩치가 작은 화장품 제조업체로 주인이 바뀌는 만큼 자존심이 상한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한 직원은 "한국콜마가 화장품으로 좋은 회사일지 몰라도 제약분야에서는 CJ와 비교해 한참 밀린다"면서 "한국콜마가 CJ의 대기업 수준 복지와 연봉 인상을 맞춰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연차가 낮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제약업계는 이직이 활발한 편이지만 경력이 최소 3년은 넘어야 합니다. 경력이 짧은 저년차 직원들은 매각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얘긴데요. CJ헬스케어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그룹 차원의 공개 채용을 진행해 현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서자보다 차라리 양자가 낫다" 반기기도

반면 매각을 반기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CJ그룹에서 '서자' 취급을 받기보다 오히려 대접받는 '양자'가 되는 게 낫다는 반응인데요.

CJ헬스케어는 중견·중소기업이 대다수인 제약업계에선 10대 대형사로 꼽히지만 CJ그룹 내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E&M 등 주력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명함을 내밀기 힘든데요.

매각에 따른 위로금도 위안거리로 꼽힙니다. CJ헬스케어는 매각 작업이 끝나면 전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약업계에선 CJ헬스케어 직원 영입도 활발하다고 하는데요. 제약업계 관계자는 "실력 있는 사람은 이미 갈 자리를 마련해 놓은 경우도 꽤 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매각에 따른 위로금까지 챙기면 오히려 더 잘된 일 아니겠냐"고 전했습니다.

◇ 뒤숭숭한 분위기 다잡기 '고심'

CJ헬스케어는 뒤숭숭한 사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요. 특히 매각 협상 시 고용 승계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입장입니다. 강석희 사장은 동요하는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전국 순회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업적인 측면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는데요. CJ헬스케어는 매각 사실을 공식 인정한 뒤인 지난해 11월 29일 바이오벤처앱콘택에 2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을 위해 유전체 빅데이터 기업인 신테카바이오와 새롭게 손을 잡았습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CJ헬스케어는 영업이익률이 15%에 달하는 알짜회사"라며 "사업 부진이 아닌 그룹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매각이 결정된 만큼 임직원을 최대한 고려한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직원들은 어디를 가든 인정받을 검증된 CJ 출신인 만큼 실제 사업 의지를 가진 곳에 매각될 경우 지금보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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