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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콕 찍은 김상조…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 2018.01.18(목) 11:08

공정위,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 검찰 고발 '강수'
부당한 기업승계 겨냥…서해인사이트 매각가 '쟁점'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를 이유로 하이트진로에 철퇴를 가했다. 과징금 규모가 100억원이 넘고, 총수 2세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제재 수준이 이례적으로 강했다.

새 정부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첫 일감 몰아주기 제재라는 상징성을 가진 만큼 본보기 차원에서 일벌백계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승계작업을 진행 중인 오너 2세가 걸린 사안인 만큼 행정소송을 비롯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너 2세를 검찰에 고발한 직접적인 이유가 된 서해인사이트 고가 매각 건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 박태영의 '서영이앤티' 집중 겨냥

공정위는 지난 15일 부당 내부거래를 이유로 하이트진로에 총 1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인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은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단순 일감 몰아주기 차원이 아닌 기업 승계과정에서 이뤄진 부당행위를 겨냥했다. 특히 박 부사장이 서영이앤티라는 회사를 인수한 뒤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부당지원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생맥주통을 납품·관리하는 서영이앤티가 박 부사장이 인수한 뒤 지분 증여와 기업 구조개편 등을 거쳐 지금은 하이트진로그룹의 지배구조상 최상위 회사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 하이트, 생맥주통 회사 '승계의 핵'으로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삼광글라스라는 납품업체에서 직접 구매하던 맥주용 공캔을 갑자기 서영이앤티를 거치도록 하면서 '통행세'를 지급하는 구조로 바꿨다. 공캔과는 무관한 밀폐용기 뚜껑을 사면서 역시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어 '통행세'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서영이앤티엔 막대한 이익을 안겼고, 삼광글라스를 비롯한 중소기업엔 피해를 줬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 그래픽 : 유상연 기자/prtsy201@

서해인사이트 주식 매각 논란이 쟁점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서영이앤티에 인력을 지원하고, 서영이앤티의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고가 매각한 점도 부당지원 행위로 꼽았다. 특히 서해인사이트 고가 매각 건은 논란의 핵심에 있다. 공정위도 이 사안으로 박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4년 서영이앤티가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이 업체의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를 키미데이타에 매각했다. 문제는 매각 가격이다. 키미데이타는 애초 서해인사이트의 가치를 6억 3000만원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하이트진로 측이 미래수익가치법으로 평가한 금액으로 사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서해인사이트는 4배 가까이 비싼 25억원에 팔렸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짬짜미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그러면서 서해인사이트의 정상 매각가를 14억원으로 산출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제3자를 통해 서영이앤티에 이익을 제공하고, 서해인사이트에 지급하는 용역대금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우회지원했다"고 지적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그러나 하이트진로 측은 정당하게 회계법인의 평가를 거쳤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도 여러 회계법인이 더 높은 매각가치를 내놨다면서 행정소송도 예고했다.

행정소송에서도 결국 서해인사이트의 고가 매각 건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제시한 14억원을 법원이 정상가로 인정할지 미지수고, 회계법인이 책정한 25억원을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제재가 김상조 위원장의 '첫 작품'인 만큼 행정소송까지 갈 경우 공정위의 대응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금융위원회나 공인회계사회에 매각가를 평가했던 회계법인의 징계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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