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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올 키워드는 생활안전·의약품 공공성

  • 2018.01.24(수) 16:31

'케미포비아' 막고 '문재인 케어' 뒷받침
먹거리 등 집단손배소·국민청원 검사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생활 안전과 의약품의 공공성 강화를 올해 화두로 제시했다.

지난해 살충제 달걀과 화학물질 생리대 파동을 거치면서 대두된 '케미포비아(생활화학제품 공포)'를 잡고, '문재인 케어'를 뒷받침하기 위한 공공성 강화에 집중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가정간편식에 신품안전관리인증인 HACCP을 의무화하고, 영유아·건강기능 식품에 이어 임산부와 환자용 식품으로 식품이력 추적관리 대상도 확대한다. 첨단 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에 대해선 신속한 허가를 위해 핀셋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식약처는 24일 '먹거리 안전·생활 불안 차단·의약품 공공성 강화·핀셋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2018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해 8월4일 '용가리 과자'로 불리는 질소 과자를 먹고 위 천공이 발생한 피해자 가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다./사진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 식품사고 집단손배소 추진…'먹거리 국가 책임제'

식약처는 '먹거리 안전 국가 책임제'를 제시하면서 유통단계의 첫 단추인 농축수산물부터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식품사고 발생 시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집단 손해배상 청구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다.

당장 다음 달부터 식품·의약품 등 분야별로 나눠진 사이버 감시 기능을 통합하고, 3월에는 민간과 정부가 함께 하는 '식품안전 정책추진협의체'를 설치한다.

오는 4월부터는 가정용 달걀의 세척·잔류물질 검사를 의무화하고, 농약·항생제 등 잔류물질 관리 기준도 강화한다. 최근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정간편식에 대해선 HACCP 적용을 의무화한다. 올해는 매출 1억원 이상, 임직원 6명 이상 소규모 업체를 대상으로 12월부터 우선 적용한다.

식품이력추적관리 품목도 확대한다. 현재 의무적용 대상은 영유아와 건강기능식품 등인데 여기에 임산부·환자용 식품까지 포함할 계획이다. 12월 중 '공공급식 지원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위생이 취약할 수 있는 소규모 식품 사업장에 대한 연중 점검도 강화한다. 배달·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식재료 납품업체, 최근 3년간 중금속 등 유해물질 검사에서 부적합을 받거나 논란이 된 수입식품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현지실사에 나설 예정이다. 

◇ 국민이 물으면 검사해주는 '친절한 식약처' 운영

식약처는 여성과 어린이를 중심을 놓고, 위해성이 높은 발암물질부터 생활 속 유해물질까지 단계적으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해 국제암연구소가 발암물질 1·2군으로 분류한 유해물질에 대해 사용 제한과 함께 저감화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식품이나 화장품 등 생활소비재를 통해 노출되는 유해물질에 대해선 통합 위해성 평가를 연중 실시한다. 페놀화합물과 프탈레이트류, 중금속 등 19종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검사를 마친다는 목표다.

3월부터는 생리대 파문 과정에서 일시 도입한 '국민 청원 검사제'를 제도화한다. 식약처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창구(친절한 식약처)를 마련해 청원이 접수되면 검사를 해 그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식약처는 수거부터 분석 등 단계별 영상을 제작해 팟캐스트나 SNS 등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부터는 화장지와 일회용 기저귀, 일횔용 팬티라이너 등을 위생용품에 포함한다. 6월에는 위해 가능성이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섭취 주의사항 표시를 강제하는 '이상사례 표시명령제'를 추진하고, 7월에는 학교 내 커피 판매를 금지한다. 또 어린이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화장품에 대해 보존제 2종과 타르색소 2종을 사용 금지하고,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도 의무화한다.

10월부터는 여성환경연대 등 그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요구가 높았던 '생리대 전 성분 표시제'를 의무화한다. 아울러 여성청결제 등 여성전용제품에 대한 특별점검을 하고, 매월 '국민 참여 열린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민 정책 제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필수 의약품 300개로 확대…암·치매 의약품 신속 지원
 
의약품 부문에선 '문재인 케어'에서 강조한 공공성에 방점을 찍었다. 국가 필수의약품을 확대 지정하고, 주요 의약품의 수급과 국산화를 추진한다. 필수의약품은 현재 211개 수준에서 올해 말 300개, 2020년까지 500개로 늘리고, 현재 50% 수준인 백신자급화율을 2020년까지 71%, 2022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정된 필수의약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위탁제조나 특례수입, 제품화 기술지원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한센병치료제 2건을 위탁제조한 데 이어 올해는 항암제 3건에 대해 위탁제조를 맡길 예정이다. 특히 치매질환 기술은 국가가 지원하고, 국내에 대체재가 없는 경우 오는 6월부터 수입허가절차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의료기기에 쓰이는 원료는 더 엄격하게 관리한다. 오는 6월 수혈세트를 포함한 인체 접촉 의료기기에 프탈레이트 사용을 제한한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화학첨가제로 현재 식품용기나 어린이용품, 의료기기에선 수액세트에 한해 사용이 제한돼 왔다.

7월에는 의료기기 무료체험방 등을 통한 의료기기 판매가격 공개 품목을 확대하고, 소비자용 의료기기는 판매가격 표시제를 도입한다. 일반 의료기기와 다른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별도 관리 차원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법'도 연내 제정한다는 목표다. 이밖에 의약품 부작용 시 피해 구제 적용 대상에 비급여 진료비를 추가한다. 

◇ 첨단 바이오·의료기기는 핀셋 신속 허가

첨단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핀셋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식약처는 이를 '첨단바이오의약품법'과 '첨단의료기기 개발 촉진 및 기술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담아낸다는 목표다.

오는 11~12월에 걸쳐 의약품, 의료기기 심사 기간 단축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11월 식약처·보건의료연구원·심사평가원 간 정보 연계로 통합심사 체제를 만들고, 12월에는 세포치료제나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과 인공지능(AI), 3D프린팅 등 신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까지 단계별로 심사 기간을 줄이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제품 개선이 잦은 의료용 앱 등 소프트웨어의 경우 네거티브로 허가 방식을 바꾸고, 융·복합 제품을 심사할 땐 '협의심사 전담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업계의 해외 진출 지원도 강화한다. 6월 중 맞춤형 화장품 제도와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를 도입하고, '글로벌 바이오콘퍼런스'를 열 예정이다. 이 밖에 국산 원료의약품의 '유럽연합(EU) 화이트리스트' 등재를 연중 추진한다. EU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면 수출국 규제 당국이 발행하는 서면확인서 제출도 면제된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국민이 주인인 정부,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국민과 함께 안전의 기본은 확실히 지키면서 안전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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