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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리니언시 ④어떻게 고칠까

  • 2018.03.05(월) 10:48

공정위, 조사권 강화하고 전속고발권 뺏고
어쩔 수 없이 담합한 경우 보호장치도 거론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주제는 최근 유한킴벌리 사례로 논란이 된 '리니언시 제도'입니다. 리니언시는 내부고발 없이도 기업 간 담합을 더 쉽게 잡아낼 수 있지만 공범자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리니언시가 무엇이고, 문제점은 없는지 또 그동안 수혜기업은 어딘지 등 궁금증을 꼼꼼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리니언시를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강제조사 권한이 없는 공정위 입장에선 리니언시만큼 담합사건을 효과적으로 적발할 수 있는 제도가 없는 탓이다. 실제로 담합은 정황이 확실해도 증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는데 압수·수색권이 없는 공정위로선 내부고발이 없는 한 그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그 대안으로 담합사건 조사권은 강화하면서 전속고발권은 없애는 식으로 공정위의 권한을 조정해 조사와 처벌 체계를 보완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리니언시 수혜 기업도 범법행위를 한 만큼 당근보다는 채찍을 더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아울러 을의 위치에서 어쩔 수 없이 담합에 가담하거나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공동행위를 한 경우 처벌을 면제해주는 식으로 중소기업 보호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공정위 권한 조정 법안 제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지난해 3월 공정위에 압수·수색권을 부여하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공정위 조사는 검찰과는 달리 강제성이 없어 증거 확보가 어려운 만큼 강제조사 권한을 줘 리니언시에 의존하는 기존 담합 조사 방식을 보완하자는 취지다.

실제로 일본과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여러 국가의 경쟁당국은 담합을 비롯한 사건을 조사할 때 법원에 직접 영장을 청구해 압수·수색이 가능하다. 미국에선 법무부를 통해 청구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비롯해 국세청과 관세청의 조사 공무원이 지방검찰청검사장의 지명을 받아 제한적으로 압수·수색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울러 공정위가 가진 감시 권한을 분산하는 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공정위에 부여된 불공정거래 사건 전속고발권을 담합 등 중대한 법 위반 행위에 한해 폐지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공정위가 담합 자진 신고자의 검찰 고발을 면제해주더라도 담합 피해자 등이 고발해 처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 중소기업 보호장치도 필요

대기업의 리니언시로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이 담합 관련 처벌을 모두 뒤집어쓰는 부작용을 방지하자는 법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전해철 의원은 각각 지난해 5월과 11월 각각 제출한 개정안엔 어쩔 수 없이 담합에 가담한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을의 위치에서 대기업이 제시한 가격 안을 그대로 따르거나 대기업의 가격 후려치기에 맞서 중소기업들끼리 하한선을 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동행위를 한 경우 처벌을 면해주자는 내용이다.

삼양식품 사례처럼 경쟁회사에 피해를 주려고 거짓으로 자진신고하는 얌체 기업에 대해선 처벌을 강화하는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 안도 나와 있다.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자는 내용이다.

◇ 당근보다는 채찍 더 강화해야

당근책 대신 채찍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어떤 방식으로든 공정위가 과징금을 감경해 줄 수 있는 한도를 부과액의 25%까지로 제한하자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같은 당 박정 의원은 담합 적발 기업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의 하나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역시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공정위의 사건 처리 결과를 국민심사위원회가 심사토록 해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는 안을 제출한 상태다.

리니언시 집행 때마다 문제가 된 자진 신고자 노출 문제와 관련해서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실은 최근 공정위 실수로 드러난 유한킴벌리의 자진 신고 노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자진 신고자는 제3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공정위가 보호해야 하는데 유한킴벌리 사건에서 그렇지 않았다"면서 "공정위 측에서 유한킴벌리의 동의를 얻은 것이 맞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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