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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알짜 팔고도 웃는 까닭은

  • 2018.03.06(화) 15:57

CJ헬스케어 1.3조에 매각해 실탄 확보
식품·사료 등 핵심사업 집중구조 갖춰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 매각 이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CJ헬스케어는 CJ제일제당 내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올리던 알짜 계열사다. 그런 알짜 계열사를 팔았는데도 CJ제일제당의 분위기는 좋다. 그룹 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다. 그룹의 주력인 CJ제일제당이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 '알짜'였던 CJ헬스케어

CJ헬스케어는 지난 2014년 4월 1일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전문의약품(제네릭, 신약 개발)과 일반의약품 생산·판매, H&B(컨디션, 헛개수 생산) 등이 주요 사업이다. 작년 기준 매출 비중은 의약품이 86%, H&B사업이 14%였다. 고수익·전략제품 판매 증가와 드링크류 매출 호조로 8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CJ헬스케어가 CJ제일제당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았다. 작년 기준 CJ제일제당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 영업이익은 10.5%였다. 하지만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작년 CJ헬스케어의 영업이익률은 15.7%에 달했다.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률이 4.7%였음을 고려하면 CJ헬스케어가 얼마나 고수익을 내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 단위:억원.

한국콜마가 다소 무리수라는 지적에도 CJ헬스케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콜마로서는 인수대금의 상당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한다. 한국콜마는 매출의 75%를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에서, 25%는 의약품 CMO(위탁생산)에서 거둬왔다. 단조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CJ헬스케어 인수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CJ헬스케어는 CJ제일제당 내에서도 꾸준히 자기 몫을 해왔다"며 "축적된 R&D 역량을 기반으로 의약품 분야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내왔고 특히 H&B사업에서는 숙취 해소음료 컨디션을 앞세워 국내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은근히 알짜 기업이었다"고 전했다. 

◇ 왜 팔았을까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매각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작년 6월 투자설명회에서 R&D 기반 신제품·신사업 본격화, 사업부문별 글로벌 성장기반 확대, 핵심역량 기반 대형 M&A 추진 등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작년 연간 총투자 규모는 1조원 수준까지 늘었다. 이 기조는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소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실적은 불안한 상태다. 지난 2013년부터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었지만 작년에는 연결기준 전년대비 7.95% 감소한 7766억원에 그쳤다. 자금이 들어갈 곳은 점점 많아지는데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CJ제일제당은 비주력사업 부문 매각이라는 카드를 빼 들었다.


CJ헬스케어 매각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외부자금 조달 없이 상당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CJ헬스케어 매각 대금은 1조3100억원이다. 이 중 법인세 등을 제외해도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자금을 식품·바이오 부문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매각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산업 내 지위가 높지 않고, 신약개발 등을 위한 선투자가 요구되는 만큼 이를 매각해 기존 주력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매각으로 작년 9월 말 기준 172%였던 부채비율도 148%로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결국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매각으로 핵심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을 마련한 셈이다.

◇ 이재현 회장의 '큰그림'

최근 CJ그룹은 무척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배구조 단순화는 물론 계열사 간 합병 등 전반적인 그룹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그 중심에는 작년 5월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이 부재했던 과거 4년여의 시간 동안 CJ그룹은 극심한 성장 정체를 겪었다. 이 회장이 복귀 일성으로 '월드베스트 CJ'와 '그레이트 CJ'라는 비전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이 제시한 비전의 화두는 핵심사업 집중이다.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CJ'라는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최근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지주사에 힘을 실어주고, CJ오쇼핑과 CJ E&M을 합병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도 이 회장의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CJ헬스케어 매각도 마찬가지다. 그룹의 주력사인 CJ제일제당이 식품과 사료 등 핵심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아울러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핵심역량 키우기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일석이조' 전략을 실행한 셈이다. 최근 CJ그룹의 최근 행보들이 모두 이 회장이 그린 '큰 그림'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CJ그룹의 움직임에는 앞으로 CJ그룹이 나아갈 밑그림이 담겨있다"면서 "지배구조 개편으로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고 지주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는 한편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투자재원을 확보해 핵심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극대화하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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