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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1년]③면세점, 보따리상을 어이할꼬

  • 2018.03.30(금) 16:10

중국 보따리상 덕에 매출 '쑥쑥'…수익성은 '뚝'
관광객 대신해 보따리상이 매출 채울라 '우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1년이 지났지만 아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피해자는 국내 유통업체들이다.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했던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는 충격이 더 컸다.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희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사드 보복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의 현실과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편집자]

 


"면세점, 월 매출 역대 최대", "외국인 매출 10억 달러 돌파"

국내 면세점들이 최근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부터 6개월 연속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고, 특히 지난 1월에는 외국인 매출만 10억 달러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도 '면세점 산업의 성장이 돋보인다'며 긍정적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면세점들의 표정은 좋지만은 않다. 당장 몸집은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일반 관광객이 아닌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위주로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보따리상 위주의 매출 구조가 자리잡히면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1월 면세점 매출 사상 최대…춘절에는 되레 감소

올해 1월 국내 면세점들은 13억 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월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매출은 10억 6934만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외국인 1인당 구매액도 794.3달러로 오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6% 증가했다.

1월 매출이 늘어난 건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 면세점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보따리상들이 명절에 앞서 고가의 면세품을 사재기한 덕분으로 전체 매출은 물론 1인당 매출도 끌어올렸다.

다만 정작 춘절이 있던 2월에는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 2월 국내 면세점의 전체 매출은 11억 8609만 달러로 전월보다 13.9% 감소했다. 전체 매출이 감소한 건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보따리상들이 명절을 맞아 발길을 끊은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 "중국 보따리상 통한 매출…한계 봉착" 우려

면세점의 매출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역설적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영향이 크다.

사드 보복이 있기 전 중국인들이 쇼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6년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여행지로 선택한 요인 중 하나로 쇼핑을 꼽은 비중이 75.9%에 달했다. 이런 쇼핑 수요를 중국 보따리상이 채우고 있는 셈이다.

면세점들이 우려하고 있는 점이 바로 이런 왜곡된 매출 구조다. 면세점들은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보따리상에겐 20% 넘게 할인해준다. 이에 따라 보따리상 매출이 늘어날수록 영업이익 등 수익성은 자연스럽게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매출은 늘었는데도 지난해 2분기 1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지난해 4분기 면세점 매출은 8400억원에서 9000억원가량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0억원에서 100억원가량으로 줄었다. 최근 면세점들이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유도 결국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면세점들은 무엇보다 중국인 보따리상을 통한 쇼핑 구조가 고착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중국 보따리상의 거래 규모나 종사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중국 내 해외직구 수요가 늘고 있는 분위기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중국 일부 지역에서 한국 단체관광 금지 규제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 여전히 막혀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한국으로 굳이 오지 않아도 쇼핑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면 면세점들은 점점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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