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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이 본 에피스, 삼바와 달랐다

  • 2018.06.04(월) 14:29

콜옵션 행사의사 올해 1분기 첫 문서 공개
직접 경영보다는 사업 파트너나 투자 대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의 결말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융당국이 대심제까지 적용해 세 차례나 감리위원회를 열었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공방이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이 와중에 삼성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바이오젠이 최근 잇달아 공식 견해를 표명하면서 이번 사태에 어떤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오젠은 지난 1분기 보고서에서 공식 문서론 처음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 콜옵션 행사 계획을 밝혔다. 에피스에 대해선 '전략적 투자 사업'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에피스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보단 신경과학 사업의 파트너로 보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콜옵션 행사로 얻은 지분을 모두 매각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문서로 첫 공식화

 

바이오젠은 지난 1분기 보고서에서 공식 문서상으로 처음으로 에피스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분기보고서를 낸 시점은 지난 4월24일이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의사를 전해왔다고 삼성이 공시한 시점보다 3주 가량 앞선다.

 

삼성은 앞서 지난 2015년 7월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의지를 담은 서신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바이오젠이 공개한 각종 보고서를 비롯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한 내용 등에선 이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 역시 이 사실을 비공개에 부치다 지난달 2일 처음으로 외부에 알렸다. 금감원이 분식회계 의혹을 지적한 직후다. 삼성은 당시 "해당 사항은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지난달 18일에는 공시를 통해 이 사실을 공식화했다.

 

▲ 바이오젠의 2017년 IR 보고서(위)와 2018년 1분기 IR 보고서(아래) 중 발췌.


 

◇ 바이오젠 CEO "에피스 핵심 사업 아냐"

 

바이오젠은 최근 에피스에 대한 전략적인 스탠스도 밝혔다. 직접적인 경영권보다는 사업상 파트너 내지는 투자 이익에 더 관심이 많다는 내용이다. 에피스의 가치를 최대한 키운 뒤 콜옵션 행사로 얻은 지분을 가장 좋은 조건에 매도할 수 있다는 속셈도 드러냈다.

 

미셸 보나토스(Michel Vonatsos)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번스테인 제34회 연례 전략적 의사결정 컨퍼런스 2018'에서 "바이오젠의 모든 것(all about)은 신경과학"이라며 "파이프라인을 위해 벌어들이는 수익을 재투자하는 것이 주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에피스 콜옵션 관련 질문엔 "삼성의 아젠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 바이오젠의 아젠다는 (삼성과 설립한) 합작법인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not to remain in the JV for the long run)"면서 "관련 사안은 우리 신경과학 미션의 핵심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프 카펠로(Jeff Capello) 바이오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우리의 이익과 삼성의 이익을 고려해 콜옵션을 행사한 후 (삼성과) 계속 함께할지 말지 또 지분을 현금화할지를 논의 중(in discussion today)"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분 매각도 가능성 가운데 하나인데 우리에게 꽤 흥미로운(pretty interesting) 방안"이라며 "전략적 선택지는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 증선위 원점 재검토…바이오젠 변수 주목


바이오젠의 최근 입장은 그간 에피스를 회계처리한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바이오젠은 2012년 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에피스를 자사의 지배력 하에 놓인 투자자산으로 보고 일관되게 회계처리해왔다. 최초 출자금을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으로 놓고 해마다 영업 실적을 반영해 해당 주식가치를 조정해왔다.

 

초기 출자 이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추가 출자도 없었다. 유상증자 참여보다 삼성과의 계약에 따른 연구개발 투자에 주력했다. 양측은 2013년 12월 에피스와 함께 상업화한 제품에서 나온 이익을 50% 공유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바이오젠은 이를 위해 임상비용으로 400억원 가까이 투입했다.

 

한편 삼성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판단은 감리위원회에서 증권선물위원회의 몫으로 넘어갔다. 감리위는 지난달 31일 3차 회의를 열었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증선위는 오는 7일 첫 회의를 열 예정인데 역시 대심제 방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감리위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만큼 증선위에선 위원들간 사실상 '원점 재검토'가 점쳐진다. 증선위는 위원장인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학수 금융위 감리위원장, 조성욱 서울대 교수, 박재환 중앙대 교수, 이상복 서강대 교수로 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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