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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맥주는 박스로, 소불고기는 적당히"

  • 2018.07.11(수) 16:07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부산 이어 서울 1호점 개점
대형마트+창고형 할인점…"하이브리드로 승부수"

"대형마트에 가자니 가성비가 별로고, 그렇다고 창고형 할인점을 가자니 죄다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워요."

홈플러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특별한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한데 모은 '홈플러스 스페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대구점과 서부산점을 개점했고 이달에는 목동에 서울 1호점을 연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눈높이에는 낱개 상품, 허리 숙이면 대용량 박스"

정식 개점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 목동 홈플러스를 찾았다. 매장에 들어서면 우선 매대 사이 공간이 넓어 시선이 탁 트인다. 대형마트에선 사람들이 조금만 붐벼도 카트를 이동하는 데 불편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보다 20% 이상 간격을 넓혔다. 엄청난 규모의 창고형 할인점까지는 아니지만 일반 대형마트보다는 넓고 시원하다는 느낌을 준다.

상품 구성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특징을 혼합했다. 라면 5개 묶음 상품이 진열된 아래에는 30개짜리 대용량 박스가 놓여 있고, 수입 맥주 4캔을 골라 9400원에 살 수 있는 코너 옆에는 맥주 캔이 무려 48개가 담겨 있는 박스가 진열돼 있는 식이다. 물론 대용량일수록 할인율은 올라간다. 이 매장에서 대용량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60%가량이다.

창고형 할인점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인 '양념 소불고기'의 경우 양을 조금 줄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창고형 할인점에서는 주로 2.5kg 상품을 판매하는데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는 1.5kg으로 포장했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은 "기존 2.5kg 제품은 무거운 데다 먹고 남기는 경우가 많아 우리는 '중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 김웅 홈플러스 상품 부문장이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홈플러스 스페셜'에서 매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카트도 대형마트에서 볼 수 있는 중간 크기(180리터)와 창고형 할인점에서 볼 수 있는 대용량(330리터) 두 종류로 만들었다. 생수나 맥주, 라면 등을 대용량으로 사는 경우 기존 대형마트 카트에는 모두 담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했다. 

홈플러스는 이런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스페셜 매장을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라고 소개했다. 김 부문장은 "꼭 필요한 만큼 사는 1인 가구는 물론 박스 단위로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 고객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홈플러스의 신개념 대형마트"라고 강조했다

◇ 설 자리 잃어가는 대형마트…"스페셜 매장 연내 20개"

홈플러스가 스페셜 매장 1호점으로 선택한 목동점은 '유통업체의 격전지'로 꼽힌다. 목동 인근에 다른 대형마트들과 백화점, 창고형 할인점이 몰려 있어서다. 코스트코 양평점은 1.6km 거리에 있고, 롯데마트의 빅마켓 영등포점과는 2.7km 정도 떨어져 있다. 바로 옆에는 현대백화점도 자리 잡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런 상권에서도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이유로 지난달 문을 연 대구점과 서부산점의 반응이 뜨겁다는 점을 꼽았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대구점과 서부산점의 매출은 전년보다 113% 신장했다. 고객 한 명이 사들이는 금액(객단가)도 40~50% 늘었다. 대형마트에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더 하니 더 많은 고객이 더 많은 상품을 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홈플러스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도입해 이른바 '스페셜 매장'을 하나둘씩 열고 있는 건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점차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드는 데다 가격을 대폭 할인해주는 창고형 할인 매장까지 나타나면서 기존 대형마트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고객들에게 체험이나 재미를 제공하거나 더 싼 가성비 제품을 늘리는 등 다양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홈플러스는 스페셜 매장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오는 13일 동대전점을 비롯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 광역시에 내달 말까지 10개 점포, 올해 안에 20개 점포를 추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3년간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변화하는 대내·외 유통 환경 속에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으로 다가가겠다는 각오와 집념을 홈플러스 스페셜에 담았다"며 "전국 곳곳 고객들께 찾아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그 성공 경험을 고객과 협력사,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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