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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신세계, '관광 불모지'에 면세점 연 까닭

  • 2018.07.18(수) 17:44

18일 센트럴시티 면세점 오픈…중국 개별 관광객 공략
롯데·신세계·현대, 강남 3파전…당분간 출혈 불가피

▲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사진=신세계면세점 제공.

"강남 관광 시대의 막을 올리겠다."

신세계가 관광의 불모지로 여겨지는 강남을 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내놨습니다.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을 오픈하면서 "서초와 강남 일대를 새로운 관광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했는데요. 과연 신세계가 꿈꾸는 장밋빛 미래는 실현될 수 있을까요?

신세계면세점은 18일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을 개점했습니다. 센트럴시티는 지하철 3·7·9호선이 연결된 고속버스터미널역과 붙어 있는 교통의 요지입니다. 유동 인구만하루 100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로써 신세계는 센트럴시티 일대에 백화점과 호텔, 면세점을 함께 운영하는 이른바 '신세계 타운'을 조성했습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다섯 개 층에 3900평(1만3570㎡) 규모로 만들어졌습니다. 강남점에는 구찌와 생로랑, 끌로에 등 글로벌 명품을 비롯한 총 350개의 브랜드가 입점했습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알려진 '마놀로 블라닉'이라는 브랜드를 세계 면세점 중 처음으로 유치하는 등 상품 구성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이와 함께 고객들이 쇼핑하면서 다양한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공간도 곳곳에 배치해뒀습니다. 우선 매장 1층에는 SNS 스타들이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게 '스튜디오 S'라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1층과 2층이 연결된 천장에 '3D 미디어 파사드'라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스크린에서는 한국의 대표 관광 명소와 전통문화 등을 영상으로 보여줄 계획입니다.

▲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1층 매장 천장에 설치된 '3D 미디어 파사드'. 사진=신세계면세점 제공.

사람들이 몰리는 교통의 요지 위치한 데다가 상품 구성도 좋고, 놀이 공간도 신경 써서 마련했으니 이제 사람들로 북적일 일만 남았을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우선 강남은 관광의 불모지입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외래관광객 여행 실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주로 찾는 곳은 명동이나 동대문시장 등 강북권입니다. 기존 면세점들이 명동에 밀집해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이 강남 관광 시대의 막을 올리겠다고 외친 것도 이 지역이 아직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도 면세점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 실적을 내기 쉽지 않은데, 강남에서는 아예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신세계는 왜 강남에 면세점을 열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명동 등 강북 면세점 상권이 포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전에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강남을 선택한 것은 사실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강남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 등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은 줄었는데 개별 관광객의 경우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들은 젊은층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강남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신세계면세점도 강남점에서 개별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문제는 있습니다. 개별 관광객의 경우 더 많은 돈을 쓴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전체 규모는 단체 관광객에 비해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아직 중국 관광객은 일반인보다는 따이공이라고 불리는 보따리상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관광보다는 빠른 쇼핑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강남까지 찾아올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최근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따이공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남점은 당분간 매출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게다가 현대백화점 그룹이 오는 11월에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오픈합니다. 이렇게 되면 강남에서 롯데 월드타워점을 포함해 세 곳의 면세점이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새로 수요를 만들어야 하는 데다, 그마저도 세 업체가 나눠야 하는 겁니다.

아직 중국인 관광객들은 강남이라고 하면 잠실 롯데월드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한국 여행 주요 방문지 중 롯데월드는 명동과 동대문시장에 이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강남 지역의 터줏대감인 롯데를 넘어설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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